수사 무마 아버지 속여 8억 챙긴 아들 실형 |
[헤럴드경제(광주)=황성철기자] 유력인사를 통해 횡령 수사를 무마해주겠다며 친아버지와 농협 조합장 등을 속여 8억원을 가로 챈 4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9단독 김두희 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알선수재)·사기 혐의로 기소된 정모(43)씨에게 징역 4년과 추징금 8억원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정씨는 2013년 6월 아버지 등 4명이 업무상 횡령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다는 것을 알고 유력 인사를 통해 수사를 무마해주겠다고 속여 2013년 6월부터 10월까지 이들에게 8억원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정씨의 아버지 등 전남의 한 지역 농협 미곡처리장 관계자 3명과 해당 농협 조합장은 허위로 쌀을 매입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한 혐의와 묵은쌀과 혼곡한 쌀을 햅쌀이라고 속여 판 혐의 등으로 전남경찰청의 수사를 받고 있었다. 정씨는 아버지에게 “광주와 제주도에서 크게 사업을 하고 정치인들과도 친분이 좋은 친구를 통해 사건을 잘 처리할 수 있다”며 비용을 요구했다.
정씨 아버지는 함께 수사를 받던 사람들과 함께 돈을 마련해 9차례에 걸쳐 아들에게 건넸다. 그러나 유력 인사 친구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고 정씨가 돈을 챙길 목적으로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법기관의 공정한 직무 집행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는 중대한 범죄를 저질러 죄질이 불량하다”며 “수사가 진행되자 잠적하는 등 범행 이후의 정황도 매우 좋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