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총리 지명 앞둔 일본 국회
이시바·노다 세력 확대에 총력
28일 일본 자민당 총재 이시바 시게루가 일본 도쿄의 당 본부에서 열린 중의원(하원) 선거 결과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자민당을 이끌고 있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내달 특별국회를 앞두고 연합 세력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번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이시바 총리는 야권의 국민민주당과 일부 연합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의석수를 크게 늘린 제 1야당 입헌민주당 노다 요시히코 대표도 정권교체를 위한 야당 결집에 주력하고 있다.
29일 요미우리신문과 닛케이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중도보수 성향의 야권 국민민주당과의 협력으로 경제 대책 및 법안 성립을 도모하고 있다. 국민민주당은 지난 27일 중의원 선거에서 기존 7석이던 의석을 28석으로 대거 늘렸다.
요미우리는 자민당 관계자를 인용해 이시바 총리가 국민민주당이 중시하는 전기·가스비 인하 등 가계 지원책을 경제 대책이나 보정 예산안에 담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예산안을 반영한 뒤 특별국회에서 이시바 총리 지명에 협조를 구할 예정이다. 새 경제정책의 발판이 될 보정 예산안에 대해 이시바 총리는 “다른 당의 제안들이 국민의 지지를 얻고 있다. 당파를 넘는 뛰어난 정책을 도입하기 위해 검토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이시바 총리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총리 지명이다. 일본은 조기 중의원 해산에 따른 총선 이후 1개월 이내에 특별국회를 소집해야 한다. 특별국회가 소집되면 이시바 내각은 총 사퇴하고 새로 당선된 의원들이 차기 총리를 지명한다. 자민당은 특별국회를 내달 11일 소집해 14일까지 총리 지명 선거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 공명당이 이번 총선에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가운데 다른 야당과의 연합에 실패할 경우 총리 지명에 난항이 예상된다. 자민당은 국민민주당과 함께 일본유신회 등을 연립여당 후보로 검토 중이다.
28일 일본 도쿄에서 일본 신문들이 전날 시행된 중의원(하원) 선거 결과를 일제히 보도했다. [신화통신] |
입헌민주당 노다 대표도 정권교체를 실현하기 위해 야당에 손을 뻗고 있다. 노다 대표는 요시노 도모코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 회장과 만난 뒤 “야당 팀을 어떻게 만들 지 신경을 쓰고 있다”며 의욕을 보였다. 또한 그는 “내년 참의원 선거 준비를 포함해 해야 할 일이 많다”며 “국민민주당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여당의 러브콜도 받고 있는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유이치로는 노다 대표의 협의 언급에 대해 “외교·안전 보장, 원자력 발전을 포함한 에너지 정책이나 헌법 등에 대해 일치하는 부분이 없으면, 협력은 어렵다”고 밝혔다. 다른 야당인 일본유신회 간사장도 “입헌민주당과 정책이 크게 다른 부분이 있다”며 협력에 부정적인 자세를 취했다.
이시바의 연합 추진과 별개로 자민당 내에서 중의원 선거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다. 고이즈미 신지로 선거대책위원장은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날 사임했다. 요미우리는 자민당 중견 의원을 인용해 “이시바 총리의 책임이 커 계속해서 총리직을 수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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