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 이혼, 은퇴 등으로 사회적 고립이 영향
청년 고독사 중 자살 비중 커…20대 72%, 30대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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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홀로 외롭게 삶을 마감하는 한국인이 매년 늘어나 한해 4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년층은 이혼 등 가족 해체나 퇴직 등으로, 청년층은 취업 실패 등 경제적 이유로 고립되면서 고독사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했다.
17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고독사 사망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3661명이 홀로 죽음을 맞이했다. 전체 사망자의 1.04%가 고독사였다.
고독사는 1970년대 일본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용어다.
한국에서는 고독사 현황에 대한 공식적인 집계가 이뤄지지 않다가 2021년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고독사예방법)’ 시행으로 이듬해 12월 복지부가 ‘2022년 고독사 실태조사’ 결과를 처음으로 발표했다.
당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1년 고독사 사망자는 총 3378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1.06%를 차지했다.
이후 고독사 사망자 숫자는 2022년 3559명, 지난해 3661명으로 계속 늘고 있다.
복지부는 1인 가구 증가를 고독사 사망자가 늘어난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1인 가구는 2021년 716만6000명에서 2022년 750만2000명, 지난해 782만9000명으로 매년 크게 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6월 법 개정으로 고독사 대상이 ‘홀로 사는 사람’에서 ‘사회적 고립상태에서 생활하던 사람’으로 확장돼 고독사 사망자로 집계되는 인원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고독사는 장년층인 50·60대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2022년과 지난해 60대 고독사 사망자는 각각 전체 고독사 사망자(연령 미상 제외)의 31.4%, 31.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50대 고독사 사망자도 전체의 30.4%, 30.2%로 그다음으로 많았다. 50대와 60대를 합치면 전체 고독사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50·60대 남성 고독사 사망자는 2022년과 지난해 전체 고독사의 무려 54.1%와 53.9%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컸다.
노정훈 복지부 지역복지과장은 “50·60대 고독사는 사별이나 이혼, 알코올 관련질환 등 고질적인 만성질환, 주거 취약 등과 관련이 있다고 본다”며 “이러한 특성을 반영해 내년에 고독사 위기 대응 시스템을 구축해 ‘고독사 의심 위험 가구’를 추출해 지방자치단체에 명단을 제공해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층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고독사가 많지는 않지만, 고독사 사망자 중 다수가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전체 고독사 중 자살 사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13.9%인데 반해, 같은 해 20대 고독사 중 자살 비중은 71.7%, 30대도 51.0%를 차지했다.
지난해 전체 고독사 중 자살 사망자는 14.1%였지만, 20대는 59.5%, 30대는 43.4%에 달했다.
복지부 “2022년과 지난해 모두 연령대가 낮을수록 자살로 인한 고독사 비중이 높은 것으로 집계돼 자살 예방정책과 연계가 필요함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노 과장은 “20·30대가 고독사에 이르는 과정은 취업 실패나 실직과 연관이 있다”며 “우선 고독사 위험군인 청년에게 지자체가 일자리 정보를 제공하고, 청년들이 고용복지플러스센터 등 일자리 정보를 제공하는 기관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청년이 은둔생활 중 알코올 질환을 앓거나 건강이 안 좋아지는 경우에는 치료를 할 수 있는 기관으로 연결해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th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