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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3빌딩 ‘퐁피두센터 서울’, 빛 발산 라이트 박스 재탄생” [헤럴드디자인포럼 2024]
‘인천국제공항 설계’ 장 미셸 빌모트
동덕여대·해운대 한국 프로젝트 소개
파리 올림픽 ‘그랑팔레 에페메르’ 설계
건축가 장 미셸 빌모트가 헤럴드디자인포럼 2024에서 주요 작품과 건축철학 등을 설명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서울의 유일한 황금색 건축물이자 랜드마크인 63빌딩은 ‘퐁피두센터 서울’이 개관하면 서울을 알리는 표지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저층부를 80㎝ 크기의 유리 모듈을 활용해 설계해 낮에는 햇빛을 흡수하고, 밤에는 빛을 발산하는 일종의 ‘라이트 박스’로 재탄생 시킬 것입니다.”

세계적인 건축가인 장 미셸 빌모트(Jean Michel Wilmotte)는 지난 8일 서울 반포 세빛섬에서 열리는 ‘헤럴드디자인포럼 2024’에 연사로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인천국제공항 설계로 유명한 빌모트는 2025년 10월 개관을 앞둔 퐁피두센터 서울 분관 설계 작업도 맡았다.

프랑스 퐁피두센터는 미국의 뉴욕현대미술관(MoMA), 영국의 테이트모던과 함께 세계 3대 현대미술관으로 꼽힌다. 그는 서울 여의도 63빌딩 지하부터 지상 4층까지 1000여평 공간을 리모델링해 분관을 설치하는 작업을 책임지고 있다.

빌모트는 루브르박물관, 대영박물관 설계 경험을 살려 퐁피두센터를 서울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는 “미술관 진입로에 큰 정원을 마련하고, 정원을 통해 내부로 입장하면 가장 먼저 정중앙에 설치된 프랑스의 작가 장 뒤뷔페의 조각을 접하게 될 것”이라며 “프랑스 문화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뒤뷔페의 상징적인 작품 위로 모든 조명이 쏟아지도록 설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술관에는 기획 전시실·강당·테라스 등을 마련할 것”이라며 “특히 기획 전시실은 최소 4.5m에서 9m의 공간을 확보해 다양한 형태의 작품을 수용할 수 있는 전시 공간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퐁피두센터 서울이 서울의 랜드마크 역할을 넘어 주변 상권에 활력을 줄 핵심 거점이 되리라 기대했다.

그 외에도 빌모트는 서울 청담동 동덕여대 ‘디자인허브’, 부산 해운대구 중동 ‘오르펜트 해운대’, 서울 여의도 ‘공작아파트’ 등 국내 주요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그는 “24년간 한국과 교류하며 주기적으로 방문하고 있지만, 매번 올 때마다 기대되며 수많은 보물을 찾아간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 세계에서 진행한 수많은 프로젝트들도 소개하며,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으로 ‘그랑팔레 에페메르(Grand Palais Ephemere)’를 꼽았다. 파리 올림픽에서 유도·레슬링 경기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던 이곳은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인 파리 대표 전시장 ‘그랑팔레’를 대신하는 임시 건물이다. 그랑팔레 에페메르는 나무로 제작된 44개 아치로 제작됐다. 빌모트는 “먼저 각종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콘크리트 파일(PHC·건축물 상부 하중을 지반 내의 암반에 전달해 안정성을 확보하는데 필요한 핵심 자재) 박아 지반을 조성한 뒤 공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프랑스 동부에 위치한 회사 ‘마티스(mathis)’와 협업해 목재 구조물을 서로 엇갈리게 아치형으로 끼워 맞추는 방식으로 조립했다”며 “이러한 기술을 통해 중앙부가 1만㎡에 이르는 열린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러 전시와 경기가 열린 이 공간은 임시 건축물 분야에서 상징적인 구조물이 됐다”며 “임시 건물을 몇 년 간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었으며 해체 후 베르사유 근처에 다시 재조립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2000년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리슐리외관의 원시미술관 내부를 설계한 사례에도 청중의 이목이 집중됐다. 루브르 박물관에 최초로 방문객 소지품 검사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전시관 개·보수 방식도 변하게 됐다.

그는 “과거엔 방문객의 작품 훼손을 우려해 두꺼운 도난 방지 유리를 사용, 시야를 해쳤다”며 “이후 관람객 소지품 검사 제도가 마련되면서 훨씬 가벼운 진열대 유리를 사용할 수 있게 됐고, 빛을 최대한 활용해 밝은 공간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박로명 기자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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