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오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들이 '음주 뺑소니 사망사고' 차량인 마세라티를 대상으로 정밀 감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광주광역시에서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1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친 사고를 내고 도주한 마세라티 차량 운전자가 해외 출국을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인천공항까지 갔지만 출국금지 조치 등으로 도피하지 못했고, 결국 서울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광주서부경찰서는 27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상 혐의로 30대 A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6일 오후 9시50분쯤 서울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A씨는 지난 24일 오전 3시11분쯤 광주 서구 화정동의 한 도로에서 마세라티 차량을 몰다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들이받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오토바이에는 배달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20대 남성과 연인 사이인 여성이 함께 타고 있었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뒷좌석에 타고 있던 여성이 숨졌고 남성도 크게 다쳤다.
골반과 턱뼈가 으스러지는 부상을 입은 오토바이 운전자는 여자친구의 사망 사실을 모른 채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배달 기사인 오토바이 운전자는 새벽까지 일하다 여자친구를 태우고 퇴근하던 길이었다.
하지만 가해 차량인 마세라티 운전자 A씨는 구호 조치 없이 500m를 더 내달렸고, A씨와 동승자는 차를 버리고 도주했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일행이었던 B씨가 몰던 벤츠 승용차를 타고 대전으로 이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추적에 나섰다. A씨는 인천공항에서 해외 출국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추적을 피하기 위해 현금을 사용해 택시나 공항 리무진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27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뺑소니 사망사고'를 내고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 도주치사상)를 받은 30대 마세라티 운전자가 유치장으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
하지만 경찰은 A씨에 대해 미리 출국금지 조치를 했다.
경찰은 “CCTV 등을 통해 A씨가 인천공항까지 간 사실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B씨는 A씨의 외국행 비행기 항공권을 예매했으며, A씨는 추적을 피하기 위해 현금만 사용해 택시와 공항 리무진버스 등을 타고 인천공항까지 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의 도피를 도운 벤츠 운전자 B씨를 범인도피 혐의로 입건했다. A씨가 서울에서 체포될 당시 함께 있었던 C씨도 범인도피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사고 당시 ‘음주운전’이 의심되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사고를 내기 전 서구 상무지구 음식점에서 일행과 술을 마신 정황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광주로 압송한 A씨를 상대로 음주운전 여부와 도피 경로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고로 숨진 여성의 아버지는 연합뉴스에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아 너무 아프다”며 “고생만 하던 딸은 이미 저세상 사람이 됐다”고 오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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