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응답 2.1%…코로나 이후 4년 연속 늘어
[챗GPT 제작 이미지] |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응답한 학생이 작년에 이어 올해 또 다시 최고치를 기록했다. 언어폭력이 여전히 절대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가운데 사이버폭력, 성폭력, 금품갈취 등 비중도 소폭 늘었다.
26일 교육부는 17개 시도교육청이 실시한 2024년 1차 학교폭력실태조사(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개발·분석해,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지난 4월15일부터 5월14일까지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실시했다. 참여자는 398만명으로 참여율은 81.7%로 나타났다.
자신이 학교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한 학생은 2.1%(6만8000명)로 전년 대비 0.2%포인트 늘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일상 회복으로 학교폭력이 크게 늘었으나 최근 3년 사이의 증가세는 둔화되고 있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연도별 학교폭력 1차 전수조사 피해 응답률은 ▷2021년 1.1%(3만6000명) ▷2022년 1.7%(5만4000명) ▷2023년 1.9%(5만9000명)) ▷2024년 2.1%(6만8000명)였다.
[교육부 자료] |
학교폭력이 증가 추세인 이유는 사회 전반적으로 학교폭력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진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성윤숙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학교폭력이 사회적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학교폭력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일상생활 속 갈등을 교육적으로 해결하고 관계 회복에 주력할 수 있는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우영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장(건양대병원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또래 관계 형성 부족 경험이 피해응답률 상승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으므로 중학생에 대한 심리·정서 안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교급별로 보면 초등학교가 4.2%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중학교 1.6%, 고등학교 0.5%였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0.3%포인트, 0.3%포인트, 0.1%포인트 증가한 결과다.
피해유형을 보면 언어폭력이 39.4%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전년과 비교해서도 2.3%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이밖에는 신체폭력 15.5%, 집단따돌림 15.5%, 사이버폭력 7.4%, 성폭력 5.9%, 강요 5.7%, 금품갈취 5.4%, 스토킹 5.3% 순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비중이 증가한 유형은 성폭력(0.2%포인트), 사이버폭력(0.5포인트), 집단따돌림(0.4포인트)다.
학교폭력 피해로 인해 주변에 도움을 청하는 분위기도 확대됐다. 피해 사실을 주위에 알리거나 신고했다는 응답은 92,3%로 전년과 동일했다. 피해를 목격했을 때 주변에 알리거나 도와줬다는 응답은 68.4%로 전년 대비 0.1%포인트 늘었다. 반대로 방관했다는 답변은 30.5%로 0.2%포인트 줄었다.
학생들은 가장 효과적인 학교폭력 예방교육으로 ‘공감, 의사소통, 감정조절 등 교육 프로그램이나 활동’을 26.6%로 가장 많이 뽑았다. 다음으로는 ‘학생 참여(캠페인, 동아리 등)’이 25.4%, ‘방송·비디오·동영상 시청’이 22.3% 등 순이었다.
교육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상반기 관계부처 합동으로 ‘제5차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기본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제5차 기본계획에선 신종 학교폭력에 대응하는 범부처 협업 방안을 담고, 특히 시도별 실태조사 결과를 분석해 맞춤형 지원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고영종 책임교육정책실장은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서는 학교폭력을 방관하기보다 학교폭력 예방에 함께한다는 인식이 중요하다”며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이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점검하고, 다변화하는 학교폭력 양상에 대한 맞춤형 대응이 가능하도록 제5차 기본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k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