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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큐ON' 지방소멸 시대, 마을을 살리는 방법 '빈집 재생 사업'
지역상생프로젝트 1부 - 마을의 재탄생
빈집을 재건하자 사람이 돌아온다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 KBS 1TV '다큐 온' 〈지역상생프로젝트 제1부 – 마을의 재탄생〉편이 31일 밤 10시 25분 방송된다. '지방소멸'이라는 단어가 나온 상황에서 지역을 살리려고 하는 방안에 대한 이야기라 금세 눈에 띈다.

■ 마을이 살아난다! 빈집 재생 사업

2022년 기준 전국의 빈집이 13만 2천 호가 넘었다고 한다. 이 중 6만 1천 호는 인구 감소 지역에서 발생했다. 인구 감소로 인해 생긴 문제는 빈집만이 아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해야 할 학교마저 폐교 위기에 놓였다. 사라져가는 마을과 학교를 두 손 놓고 지켜볼 수만 없었기에 ‘작은 학교 살리기’와 ‘빈집 재생 프로젝트’로 주민들과 관공서, 기업이 함께 힘을 모았다.

마을 초등학교로 전학해 온 아이들에게는 특성화 수업과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함께 온 가족들에게는 마을 빈집이나 빈 공간을 깨끗하게 단장해 무상으로 임대한다. 마을의 애물단지 같던 빈집은 새롭게 단장했고, 새로운 입주민들이 몰려오고 있다. 농촌의 작은 마을들이 이루어 가고 있는 ‘소리 없는 기적’의 실체를 만나본다.

"대단하죠. 진짜 그대로 한 3~4년 정도 방치하면, 자연히 주저앉을 정도의 집을 우리가 철골조 다 세워서 받치고 그 집을 저렇게 사람 살게끔 탈바꿈시켜 놓으면 저희도 되게 뿌듯하지요."- 마산면 주민자치위원회 분과장 박승호

■ 빈집을 고쳐 ‘찾아오는 마을’을 만드는 사람들

서울에서 잘나가는 회계사였던 사회적 기업 ‘M’ 대표 김지영 씨. 도시의 일상에 지친 그녀는 행복한 일을 하며 마음의 위안을 찾을 수 있는 공간을 찾아 나서는데... 해남 땅끝마을에서 발견한 버려진 공간들. 그녀는 몇몇 청년들과 힘을 모아 오랜 시간 비어있던 집을 손수 고쳐 일과 휴식을 함께 할 수 있는 숙소로 재탄생시켰다. 그뿐만 아니라 마을 곳곳 비어있는 공간에 잊혀 가는 마을의 기억을 담아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고 있는데.. 폐교가 되어 무너져가고 있는 학교 운동장은 예술인의 공연 마당이 되고 아픈 역사를 가진 옥매 광산의 저장 창고는 다크투어의 핵심 코스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청년들의 새로운 시도는 마을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그냥 지나가다가, 저는 여기 동네니까 지나가다가 보고 이런 데가 있네, 하고 들어왔었는데, ‘아깝다’라는 생각이 제일 처음 들었던 것 같아요. 이게 이렇게 그냥 방치돼 있네? 왜 어떻게 안 쓰고 이렇게 놔두고 있지?"- 사회적 기업 ‘M’ 김지영 대표

■ 따뜻한 관심과 지원으로 가능했던 〈마을의 재탄생〉

함양군에서 가장 작은 면 서하면. 4년 전, 서하초등학교의 전교생은 10명도 채 되지 않아 폐교를 코앞에 두고 있었다. 학교가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교장 선생님을 중심으로 서하초 모심 위원회, 관공서가 힘을 모았다. 모교가 사라진다는 소식에 동창회도 힘을 보탰다. 학교는 다양한 특화사업을 준비했고 자녀가 있는 가족들에게 집과 일자리도 제공했다. 사람들의 반응 폭발적이었고 전국에서 150여 명이 지원했다. 이때 열다섯 명의 학생이 전학 오게 되었고 50명이 넘는 사람들이 마을로 들어왔다.

"동네가 좀 젊어졌다 해야 하나 활력이 넘친다고 해야 하나, 좀 그런 건 있습니다. (아이들이) 없으면 나이 많은 사람밖에 없어요. 그러다 보면 맨날 뭐 거기서 거긴데 지금은 우리 마을에 빈집이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끼리는 ‘신도시’라고 하잖아요." - 송계리 이장 유태성

학교만 살아난 게 아니다. 14년 차 귀촌인 김찬두 씨는 조금씩 준비해 두었던 마을 살리기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키고 있다. 외국인들이 한국 시골 문화를 알아가고 지역 주민들에겐 외지인과 소통 기회를 넓힐 수 있는 〈소셜트립〉, 청년들이 일정 기간 실제 농촌 일상을 경험하며 진로를 고민해 보는 〈촌활청년캠프〉 마을 주민과 함께 배워가는 〈목공수업〉 등을 마을 유휴 공간에 지어진 공공건물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마을이 활기차질 수 있었던 건 기존 마을 주민들의 적극적인 홍보와 배려, 지자체와 관공서의 관리, 그리고 기업들이 출연해 제공하는 공공기금들이 함께 모여 가능했던 일이다.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선 온 마을의 정성이 필요한 것처럼 한 마을을 지키는 것 또한 마찬가지 아닐까?

"여기서 어떤 경험을 하고 나면 전혀 몰랐던 곳이지만, 함양군 서하면에서 내가 어쨌든 살아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여기가 잘 모르는 시골이 아니라, 아마 구체적으로 기억에 남을 거예요."- 빈둥 협동조합 이은진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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