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롯데웰푸드, 현지 자회사 인수해 매출 늘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글로벌 사업 수익 창출 강조
롯데리아 매장. [롯데GRS 제공] |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비상경영을 선언한 롯데그룹의 식품 계열사가 해외 먹거리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GRS는 내년 상반기 롯데리아 미국 1호점 오픈을 목표로 인력 채용, 메뉴 구성에 나섰다. 국내 경쟁이 치열해지자 해외로 눈을 돌려 영업 이익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롯데GRS는 미국 법인을 설립하고 올해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매장 사업 운영을 위한 롯데리아 미국 법인을 출범했다. 롯데GRS 관계자는 “연내 입점지를 선정하고 인테리어 등 콘셉트를 정해야 한다”며 “시장 조사를 마무리하고 원자재 수급 등을 고려해서 매장 오픈 시기를 조율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롯데리아는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카자흐스탄, 라오스, 몽골 등 6개 국가에 진출해 300여 개 매장이 영업 중이다. 베트남은 직진출 방식이고 나머지는 현지 회사와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었다. 미국은 현지 법인을 통한 직진출 방식이다.
롯데칠성은 필리핀, 파키스탄, 미얀마 등 현지 자회사를 기반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칠성은 지난해 9월 연 매출 1조원 규모의 필리핀펩시를 종속자회사로 편입했다. 올해 상반기 필리핀펩시 매출은 전년보다 12% 증가한 527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55.7% 성장한 44억원이었다. 파키스탄과 미얀마 법인의 상반기 매출도 각각 전년보다 20.8%, 12% 증가했다.
롯데칠성은 기존 한인 유통 채널에서 나아가, 현지 유통 채널에도 입점을 시도하고 있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해외 법인을 통한 인프라 구축 및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형성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북미, 유럽뿐만 아니라 시장성이 큰 남미, 인도, 중동 등으로 수출도 늘리기 위해 현지 소비자 니즈를 파악 중”이라고 전했다.
롯데웰푸드 인도 방송 광고. [롯데웰푸드 제공] |
롯데웰푸드는 해외 7개국에서 현지 법인을 운영 중이다. 눈에 띄는 곳은 인도다. 롯데웰푸드는 국내 식품업계 중 최초로 인도에 진출한 기업이다. 2004년 인도 제과업체 패리스(현 롯데인디아)에 이어2017년에는 빙과 업체 하브모어를 인수했다.
올해 2분기 인도 법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1.2% 성장한 958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웰푸드 인도 법인은 해외 법인 전체 매출 중 43%를 차지한다. 롯데웰푸드는 지난달 두 자회사를 롯데인디아로 합쳐 인도 사업 외형을 확대했다. 연매출 1조원을 목표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롯데 식품계열사들이 공격적으로 해외 매출을 늘리려고 시도하는 것은 롯데그룹 차원의 경영방침과 궤를 같이한다. 현재 롯데지주는 경영 환경이 불확실해진 상황에서 각 계열사의 경영 활동 지원을 늘리고, 지주와 협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임원들은 주말에 회의를 진행하는 등 비상경영 상황에 맞게 그룹의 경영 상황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이다. 지난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24년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그룹 경영목표인 ‘지속가능 성장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 달성을 강조했다. 신 회장이 제시한 롯데그룹 경영방침은 기존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 글로벌 사업에서의 안정적 수익 창출, 미래 성장을 위한 고부가 사업 확대, 재무 건전성 관리 강화 등 4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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