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적극적 홍보로 시장 주도권 잡기
‘아이오닉5’ 시점으로 촬영한 영화 1000원에 상영
손석구 출연 및 공동제작·문병곤 감독이 메가폰
현대차가 제작한 단편영화 ‘밤낚시’ 주요 장면 [현대차 제공] |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부진)’ 위기를 정면 돌파한다. 대다수 완성차 업체가 시장 침체에 전기차 관련 마케팅을 축소하고 있지만, 오히려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는 포부다.
현대차는 전기차 충전소를 배경으로 한 단편 영화 밤낚시를 오는 14일 공개한다고 11일 밝혔다. 현대차가 단편 영화를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영화는 배우 손석구가 출연 및 공동제작에 참여했다. 2013년 한국인 최초로 칸 황금종려상을 받은 문병곤 감독이 11년 만에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 ‘불한당’, ‘콘크리트 유토피아’ 등 다수의 인기 작품에 참여한 조형래 촬영 감독도 합류했다.
약 13분 분량의 밤낚시는 전기차 충전소를 배경으로 전기를 훔치는 정체불명의 생물체와 그를 구조하는 사냥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특히 자동차의 모습을 노출하는 것에 집중하던 기존 영화 PPL(Product PLacement)과 달리 이번 작품에서는 ‘아이오닉 5’의 온전한 모습이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아이오닉 5에 탑재한 빌트인 캠, 전·후방 카메라, 디지털 사이드미러 등의 시점에서 촬영함으로써 일반적인 영화와 차별화를 꾀했다.
관객은 블랙박스에 찍힌 영상을 보듯 아이오닉5에 장착돼 있는 카메라 7개의 시점으로 영화를 감상하게 된다. 현대차는 “이런 시도는 전기차에 대한 대중의 심리적 문턱을 낮추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밤낚시는 북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장르 영화제인 제28회 캐나다 ‘판타지아 국제 영화제’ 국제단편경쟁 섹션 경쟁작으로 선정됐으며, 지난 1월에는 미국 ‘선댄스 영화제’의 대표 프로그램인 ‘셰프 댄스’에 상영되기도 했다.
현대차가 제작한 단편영화 ‘밤낚시’ 주요 장면 [현대차 제공] |
본격적인 개봉에 앞서 11일 CGV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시사회가 열렸다. 손 배우는 “자동차의 시선으로 담는 영화가 어떻게 표현될지 상상하기 어려웠는데, 카메라라는 능동적인 개체를 고정하면서 온 제약이 오히려 전례 없는 창조성을 만들어 낸 것 같다”고 말했다.
문 감독은 “밤낚시는 현대차로부터 자동차 카메라 시선에서 영화를 제작해 보자는 독특한 아이디어를 제공받아 시작하게 됐다”며 “자동차 카메라 구도를 신체에 부착하는 보디캠처럼 생각하고 구상했다”고 전했다.
밤낚시는 14~16일, 21일~23일 6일 동안 상영된다. 용산, 강남, 여의도, 부산 센텀시티 등 전국 CGV 주요 15개 관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티켓 가격은 1000원이다.
한편 현대차는 국내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전기차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들어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차 마케팅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현대차는 전기차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프로야구(MLB), 미국프로농구(NBA) 등 주요 스포츠 TV 중계에 현대차의 전기차 광고가 상영 중이다.
현대차는 이 광고를 파리 하계 올림픽 기간(7월 26일~8월 11일)에도 미국 지상파 TV, 스포츠 채널 중계에 띄울 예정이다. 현대차는 전기차에 대한 이같은 광고가 실적과 연결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올해 1~5월 현대차·기아의 미국 전기차 누적 판매대수는 5만492대로, 지난해 동기(2만9622대) 대비 70.5% 증가했다.
jiy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