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출수수료, 데이터홈쇼핑 규제완화 등 이슈 산적…갈등 해법 논의 본격 시작할 듯
한국방송학회 주관으로 열린 ‘TV홈쇼핑과 데이터홈쇼핑의 역무 구분과 홈쇼핑 산업 발전 방안’ 토론회 모습. [한국방송학회 제공] |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TV홈쇼핑 대표들이 지난달 부임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류제명 네트워크정책실장과 처음 만났다. 송출수수료, 데이터홈쇼핑(T-커머스) 규제 등 업계 이슈가 산적한 가운데 해법을 찾기 위한 논의가 본격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전 TV홈쇼핑 7개사 대표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류제명 네트워크정책실장과 조찬 간담회를 열었다. 지난달 새로 부임한 류 실장과 TV홈쇼핑 대표들이 처음 만나 인사하는 자리다.
‘상견례’ 자리인 만큼 특정 주제를 정하고 만나는 행사는 아니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다만 송출 수수료나 데이터홈쇼핑 생방송 등 현안에 대해 얘기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간담회에 대해 잘 아는 관계자는 “홈쇼핑 이슈를 총괄하는 네트워크정책실장이 새로 부임한 만큼 상호 간에 인사하기 위한 자리로, 따로 간담회 주제는 없다”면서도 “서로 인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송출수수료나 데이터홈쇼핑 생방송 허용 문제 등 당면한 문제들이 화두로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이번 상견례를 시작으로 정부가 TV홈쇼핑 업계의 이슈를 본격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무 부처의 책임자가 바뀌면서 그 전후로 업계 이슈에 대한 논의가 사실상 멈춘 상태였다”라며 “이제부터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류 실장과 데이터홈쇼핑 대표들의 상견례 자리도 조만간 마련될 예정이다.
TV홈쇼핑 업계는 송출수수료 부담과 데이터쇼핑의 생방송 진출 등 생존과 직결된 여러 문제에 직면해 있다.
송출수수료란 TV홈쇼핑이 유료 방송사업자에게 방송 채널을 사용하는 대가로 내는 일종의 자릿세다. TV 시청자 수는 계속 줄어드는 상황에서 TV 채널을 통한 매출은 줄고 있지만, 송출수수료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주 5일 이상 TV를 사용한 비율은 71.4%로 전년 대비 4.1%포인트(P) 줄었다. 모바일에 친숙한 2030세대뿐만 아니라 경기 침체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주요 이용층인 5060세대의 소비도 감소했다. 이에 비해 송출수수료는 증가하고 있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2022년 홈쇼핑 송출수수료는 총 1조9065억원이었다. 지난해엔 2조원을 넘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TV홈쇼핑 업계는 정부가 데이터홈쇼핑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려는 움직임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데이터홈쇼핑은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녹화 방송만 가능하다. 전체 화면의 50% 이상을 데이터로 채워야 하는 규제도 받고 있다. 데이터홈쇼핑사들은 이런 규제가 불공정하게 성장을 제약한다며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TV홈쇼핑사들은 가뜩이나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성장과 방송 시청 감소로 홈쇼핑 업계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황에서 데이터홈쇼핑과 TV홈쇼핑의 경계마저 무너지면 출혈경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반면 데이터홈쇼핑 업체들은 규제 완화가 홈쇼핑 간 서비스 경쟁을 촉발해 오히려 소비자에게 이익이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한다.
주요 홈쇼핑사들의 실적은 악화일로다. GS샵·CJ온스타일·현대홈쇼핑·롯데홈쇼핑 등 홈쇼핑 4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4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4% 줄었다.
kimsta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