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 내비 열세탓 …‘폰 프로젝션’과 ‘미러링’ 활용
티맵을 탑재하고 있는 스웨덴의 완성차업체 볼보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자료사진. [볼보코리아 제공] |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승용차 보유자 3명 중 1명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로 순정 시스템 대신 ‘폰 프로젝션’, ‘미러링’ 등 스마트폰 연동 방식을 사용하고 있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법규문제로 데이터베이스(DB) 확보가 불가능해 ‘길치내비’란 오명을 듣고 있는 수입차 내비게이션의 이용률은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자동차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해 진행한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매년 7월 10만 명 대상)’에 따르면 국산차 이용자의 73%, 수입차 이용자의 54%만이 순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사용했다. 수입차 보유자는 대신 폰 프로젝션 사용 비율(36%)이 국산차 보유자(17%)의 2배 이상에 달했다. 미러링 방식 사용 비율은 국산차, 수입차 모두 8%로 동일했다.
브랜드별로 봤을 때 국산차는 현대차의 순정 인포테인먼트 사용률(77%)이 가장 높았던 반면 한국지엠은 44%로 수입차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폰 프로젝션은 차량용 운용체계(OS)인 ‘안드로이드 오토’ 또는 ‘애플 카플레이’로 휴대폰과 자동차를 연결해 내비게이션, 미디어 스트리밍, 전화 통화 등을 하는 시스템이다. 미러링도 스마트폰을 이용해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이용하는 것은 같으나 OS 없이 스마트폰 화면을 차량 AV화면에 그대로 연결해 보여주는 방식이다.
내비게이션은 오랫동안 수입차의 가장 큰 약점의 하나로 지목돼 왔다. 출고 시 내장된 내비게이션의 품질이 낮거나 국내 실정에 맞지 않아 스마트폰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 남북 분단이라는 지정학적 상황에 임면한 국내 시장에서는 수입 내비게이션 업체들이 국내 지도 DB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온전한 길안내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온 탓이다.
이에 수입차 업체들이 국내 업체와 손을잡아 내비게이션을 새롭게 개발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1년 볼보 XC60에 티맵 통합형 인포테인먼트 서비스가 탑재되면서 수입차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개선 경쟁에 불이 붙었고, 이어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도 티맵을 탑재한 차량을 내놓는 추세다.
이번 조사에서 폰 프로젝션 OS 가운데 국산차가 많이 이용한 시스템은 ‘안드로이드 오토’(64%)였으며, 수입차는 ‘애플 카플레이’(56%)가 더 많았다. 국산차 보유자는 안드로이드폰을, 수입차는 아이폰을 더 많이 쓴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다.
한편 이번 조사는 2~5년 내 신차 구입자 2368명에게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이용 방식과 자주 쓰는 서비스를 묻고 그 결과를 분석한 결과다.
zzz@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