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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패션만 웃었다…의류업계는 여전히 ‘한겨울’ [언박싱]
SI, 한섬 영업익 각각 57.7%·40.3% 감소
해외직구 패션 거래액은 3조원 돌파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소비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국내 주요 의류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사실상 반토막이 났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을 제외한 한섬·신세계인터내셔날 등 대다수 기업의 체감 온도는 여전히 ‘한겨울’이다. 해외에서 직구하는 패견 거래액이 늘면서 차별화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SI)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3543억원, 487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6일 공시했다. 전년 대비 각각 12.8%, 57.7% 감소한 수치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종료 브랜드와 자체 브랜드(보브·지컷)를 신세계톰보이에 양도한 것이 매출 감소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코스메틱 부문의 4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8.4% 증가한 925억원을 기록하며 감소폭을 낮췄다고 전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한섬도 소비 침체의 유탄을 맞았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1조5289억원과 100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0.9%, 40.3% 줄었다.

서울의 한 쇼핑몰의 의류 매장을 시민들이 바라보고 있다. [연합]

기업들은 지난해 소비 위축에 대응해 마케팅과 신규 브랜드 발굴에 투자를 늘렸다. 매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투자비용이 증가하는 이중부담이 불가피했다. 여기에 엔데믹의 영향으로 의복 구입에 쓸 소비 여력이 여행 수요로 옮겨가면서 올해 전망도 불투명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패션 부문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53조9059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체 평균 증가율(8.3%)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중국 이커머스도 악재다. 온라인으로 해외에서 직구한 의류·패션 관련 상품 거래액은 지난해 3조90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3.5% 성장했다. 중국 직구가 121%대 성장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국내 일부 수요가 알리익스프레스 등 저가의 중국 이커머스로 옮겨갔다고 볼 수 있다.

아쉬움을 달랜 건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유일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49%, 7.78% 늘어난 2조510억원, 1940억원으로 집계됐다. MZ세대의 관심은 받은 메종키츠네 같은 컨템포러리 패션군의 확대가 선방의 배경이 됐다.

업계는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신규 브랜드 발굴을 과제로 꼽는다. 한 패션기업 관계자는 “가처분 소득이 줄고 엥겔지수가 높은 상황에서는 의류 구매 의욕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최근 체험·경험 소비 수요가 늘면서 올해는 지난해 매출을 유지하기도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스타필드 수원에 오프 프라이스(off-price) 매장 ‘신세계 팩토리스토어’. [신세계 팩토리스토어 제공]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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