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공항점 잇달아…항공사 업무협약도
일각선 “여객 수요 회복 더뎌…지원 필요”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점 구역이 여행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해외로 떠나지 않는 내국인에게 면세점 상품을 판매하는 한시적인 지원 제도가 올해 종료됐다. 면세점들은 올해 면세 수요 회복에 맞춰 본업인 ‘면세사업’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0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재고 면세품 통관판매’ 제도는 올해부로 종료됐다. 지난해 말 관세청이 제도를 연장하지 않아서다. 이는 정식으로 수입통관을 마친 면세 재고품의 내수 판매를 허용한 제도다.
재고 면세품 통관판매 제도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해외로 나가는 내국인이 급감하면서 어려움을 겪는 면세업계를 지원하고자 지난 2020년 4월 도입됐다. 이후 몇 차례 연장되며 약 3년 반 동안 유지됐다. 관세청이 작년 말 추가 연장을 하지 않은 이유는 최근 해외여행 회복세로 면세점의 재고 부담이 줄었다는 판단에서다.
관세청 관계자는 “코로나 시기 심각한 매출 감소에 예외적으로 국내에서도 통관 절차를 거친 재고품을 판매하게 했다”며 “최근 내수통관 판매 비중이 줄기도 했고, 면세점이 다시 본궤도로 돌아가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면세점 관계자는 “면세품 발주 규모는 전년 매출에 비례해서 정해진다”며 “코로나19 확산 이전에 매출이 커 발주량을 늘렸는데 이후 재고 처리가 되지 않아 한시적으로 내수용 판매가 허용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면세 판매를 통해 재고 부담을 어느 정도 충당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덧붙였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신세계면세점 복합패션매장 전경. [신세계면세점 제공] |
실제 면세점들은 통관 면세품 판매를 거의 끝낸 상태다. 신라면세점은 2022년 9월 여행 중개 플랫폼 ‘신라트립’을 통해 운영하던 면세 통관 상품 판매 서비스를 종료했고, 서울과 제주 오프라인 서비스도 지난해 접었다. 신세계면세점도 2022년 9월 온라인몰 ‘쓱스페셜’과 같은 해 12월 명동점 오프라인 판매 서비스를 종료했다. 롯데면세점은 현재 운영하는 월드타워점 오프라인 ‘럭스몰’을 내달까지 정리할 방침이다. 온라인몰은 재고가 소진될 때까지 운영한다.
새로운 과제는 본업의 경쟁력 강화다.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호주 브리즈번 공항 운영을 연장하고, 싱가포르 창이공항점을 전면 재개장하며 오프라인 플랫폼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싱가포르 창이공항, 홍콩 첵랍콕공항, 마카오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 중인 신라면세점은 상반기 중 인도네시아 바탐공항 입점을 앞두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최근 홍콩 항공사 캐세이퍼시픽과 업무협약을 맺는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면세 소비의 회복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여객 실적 예측치는 5600만명이다. 작년(1787만명)보다 213.1% 늘었지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7117만명)과 비교하면 79%에 불과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행이나 면세 수요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지만, 그 속도가 예상보다 더딘 상황”이라며 “중국의 경기 침체 등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면세업계에 대한 실효성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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