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회복까진 시간 필요…‘차별화 콘텐츠’로 승부수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전경. [연합] |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2023년은 백화점 업계에 ‘한번 웃고 한번 찌푸린’ 해였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국내 처음으로 매출 3조원을 돌파하는 등 주요 점포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지만, 고물가와 경기 침체의 직격탄으로 실적은 부진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국내 백화점 중 처음으로 연매출 3조원을 넘겼다. 부산 센텀시티점도 서울 외 지역 점포 중에서 최초로 2조원을 달성했다. 또 롯데백화점 본점은 2조원을 넘겼으며, 명품관 중에는 처음으로 에비뉴엘 잠실점이 연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의 연매출이 최단기간 1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백화점 3사의 실적은 주춤했다. 롯데백화점의 영업이익은 1970억원으로 전년 대비 7.3% 줄었다. 상반기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 컸다. 신세계백화점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23.9% 줄어든 921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은 27.8% 감소한 613억원이었다.
성수기로 꼽히는 하반기에도 소비 침체의 벽을 넘지 못했다. 롯데백화점의 3분기 영업이익은 740억원으로 전년 대비 31.8% 줄었고, 신세계백화점(928억원)과 현대백화점(798억원)도 각각 15.1%, 17.4%씩 감소했다.
그나마 4분기에는 크리스마스와 연말 행사, 또 급격한 한파로 실적 개선이 뚜렸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분기 롯데쇼핑, 신세계, 현대백화점의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보다 80.1%, 32%, 50.2% 상승했다.
2024년은 산 넘어 산이다. 경기 침체와 고물가로 소비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하며 국내 사치재에 대한 소비가 회복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 한국경제인협회가 발표한 ‘2024년 국민 소비지출 계획 조사’에서 응답자의 52.3%는 내년 소비 지출을 올해보다 줄이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가성비와 초저가 제품, 필수품 등에 소비가 집중될 것”이라며 “고가 제품을 취급하는 백화점의 경영 환경도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백화점들은 올해 차별화 콘텐츠를 키우며 본업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 식품관을 국내 최대 식품관으로 재개장하고, 기존 7300㎡(약 2200평) 공간을 2만㎡(약 6000평) 규모로 확장한다. 롯데백화점도 점포 재개장과 신규 브랜드 강화, 팝업 매장으로 고객의 체류시간을 늘릴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압구정 본점과 판교점 등 핵심 매장을 중심으로 재단장을 추진한다.
kimsta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