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군고구마 등이 대체
서울의 한 편의점에 설치된 호빵찜기[연합] |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즉석 오뎅과 찜기 호빵은 재고처리가 힘들어서…”
편의점에서 ‘호빵찜기’와 ‘즉석 어묵 코너’ 찾기가 힘들어졌다. 이들 식품의 재고 관리가 어려운데다 다른 즉석조리 식품이 편의점 매대를 차지하면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호빵찜기와 즉석 조리 어묵코너(이하 어묵코너) 설치율은 매년 감소하고 있다.익명을 요구한 한 편의점의 경우 전국 가맹점의 호빵찜기 설치율은 2021년 32%→2022년 31%→2023년(11월 기준)으로 감소하고 있다. 또 다른 편의점 역시 최근 2년간 가맹점 수는 늘었지만 같은 기간, 호빵찜기 설치 가맹점 수와 즉석 어묵코너 설치 가맹점수는 각각 500여점, 200여점으로 일정했다. 새로 개점한 편의점에서 호빵찜기와 어묵코너를 찾기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BGF리테일의 CU편의점의 경우 2023년(11월 기준) 전국 매장에 있는 즉석어묵 코너는 200점으로 2017년 전국 800여점에서 큰 폭으로 줄었다. CU편의점 역시 가맹점수는 매년 늘지만 운영하는 호빵찜기는 최근 4년간 약 2300~2500대로 일정하다.
호빵찜기와 어묵코나가 편의점에서 사라지는 데는 재고처리 문제가 있다. 서울 용산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A 씨는 “과거에 1~2년동안 찜기를 사용해 호빵을 판 적이 있다. 하지만 재고가 쉽게 상해 운영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호빵의 유통기한은 보통 2~3일으로 개봉후 찜기에 들어간 호빵은 12시간내 팔리지 않으면 폐기 된다.
경기 의정부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계상혁 전국편의점가맹점주협의회 회장 역시 호빵찜기와 어묵코너를 운영하다 폐기했다. 계 회장은 “호빵의 경우 찜기에 세 시간 이상 넣어두면 눅눅해진다. 어묵도 오래 국물에 넣어두면 못 먹게 된다”며 “관리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찜기호빵보다, 전자레인지로 돌려 먹을 수 있는 호빵을 사가는 경우가 많다”며 “호빵 자체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CU편의점의 경우 올 겨울을 앞두고 전자레인지로 데워 먹는 ‘레니니의 대파크림치즈 호빵’과 ‘샐리니의 황치즈 호빵’ 등의 봉지 호빵을 출시했다.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도 최근 ‘기린 단팥호빵’과 ‘기린 옥수수호빵’ 등의 신제품을 출시했다.
찜기호빵과 즉석어묵을 대체할 겨울 간식들이 넘쳐나는 것도 배경이 됐다.
군고구마와 붕어빵이 대표적이다. CU편의점의 경우 군고구마를 파는 점포는 전국 6000점으로 전년인 5000점에 비해 20%정도 증가했다. GS25편의점에서 팔고 있는 ‘즉석 붕어빵’의 경우 즉석조리 식품 중 판매량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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