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심 잡는 ‘펀마케팅’으로…향수·재미 겨냥
서울 한남동의 한 편집숍에서 맥도날드·크록스 협업제품을 전시하고 있다. 김희량 기자 |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이번엔 맥도날드다. 오뚜기, 농심와도 협업을 했던 미국 신발회사인 크록스가 이번엔 글로벌 햄버거 프랜차이즈 맥도날드와 이색적인 협업에 나서며 주목을 끌고 있다. 신발회사는 왜 식품 회사와 손을 잡는 걸까.
29일 업계에 따르면 크록스는 지난 8일 ‘맥도날드 X 크록스 클래식 클로그’를 비롯해 맥도날드의 상징적인 캐릭터인 그리미스, 버디, 햄버글러에서 영감을 받은 복고풍 한정판 컬렉션 등을 출시한 후 한정 판매 중이다.
크록스 X 오뚜기 컬래버 제품. [오뚜기 제공] |
크록스가 식품회사와 협업한 것은 처음은 아니다. 크록스는 치킨프랜차이즈 브랜드 KFC와는 미국에서 2020년 7월에 컬래버를 진행했다. 한국 식품회사인 농심과는 2021년 바나나킥을 테마로 한 컬래버를, 오뚜기와는 올해 5월 오뚜기카레·진라면 등 지비츠™ 참 등을 선보였다.
크록스가 식품 회사와 협업하는 이유는 소비자가 친근하게 느끼는 매개체를 통해 시너지와 일으키고 소비자들에게 호감을 얻기 위해서다. 식품은 소비자가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친숙한 품목이다. 일상 속에서 만났던 브랜드들과의 협업을 통해 브랜드를 만나는 빈도와 접점을 더욱 넓히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향수와 팬심을 유발해 재미를 제공하려는 의도도 있다.
11월 8일 출시된 ‘맥도날드 X 크록스 클래식 클로그' [크록스 홈페이지 캡처] |
크록스 관계자는 “크록스 소비자들 중에서는 맥도날드를 좋아해 자신의 맥도날드 ‘최애(최고로 애정한다)’ 메뉴를 지비츠™ 참으로 직접 만드는 사람들도 있다”면서 “팬심을 삶의 일부로 만드는 팬슈머들도 있는 만큼, 유년 시절의 향수를 일으키고 새로운 방식으로 크록스를 즐길 수 있는 방식을 고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한남동의 한 편집숍은 외부에서 맥도날드 로고가 보이도록 해당 제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길을 지나던 사람들이 예상치 못하게 해당 협업을 마주하는 식으로 브랜드를 만나게 된다. 크록스는 협업 제품을 크록스 매장에서 판매는 하지만 오히려 직접적인 전시를 하진 않는다.
서울 한남동의 한 편집숍에서 맥도날드·크록스 협업제품을 전시하고 있다. 김희량 기자 |
전문가는 타 업종과의 협업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재미’를 주는 방식으로 브랜드 수명을 늘리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MZ세대 소비자들은 삶은 길어지고 기대 수준은 높지만 경제 상황과 시대 변화로 우울감을 느끼기 쉬워졌다”면서 “소비자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재미있는 브랜드로 접근하는 ‘펀 마케팅(fun marketing)’의 일종”이라고 말했다.
hop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