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서 즉석붕어빵을 판매하고 있다. [독자 제공]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서울에 사는 직장인 김모(29) 씨는 6일 회사 근처에서 붕어빵 노점상을 찾아 헤매다 결국 편의점으로 발길을 돌렸다. 갓 구운 것처럼 따끈따끈한 붕어빵을 판매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크기는 작지만 2+1으로 3개를 2400원에 사 먹었다”고 말했다.

올해 편의점 겨울 간식으로 즉석붕어빵이 호빵만큼 인기다. 10년 전만 해도 흔히 보이던 붕어빵 노점상이 길거리에서 사라지자 편의점들이 그 빈자리를 대신하면서다.

17일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에 따르면 10월 한 달간 즉석조리식품 총 83종 가운데 즉석붕어빵이 호빵을 제치고 판매 1위에 올랐다.

즉석붕어빵은 동기간 즉석 조리 식품 분류 내 상품들 중 판매량 2위인 군고구마보다 87.1%, 3위인 즉석고래사사각어묵보다 157.8% 각각 더 팔렸다. 전통적인 동절기 즉석 식품들의 판매량을 크게 뛰어 넘으며 단숨에 동절기 대표 상품의 간판을 갈아 치웠다.

모델이 GS25가 선보인 즉석붕어빵을 들고 있다. [GS25 제공]

GS25가 즉석붕어빵 출시에 이어 미니붕어빵과 즉석슈크림붕어빵을 한 달 간격으로 연이어 선보인 것도 이 같은 붕어빵 판매 실적 분석을 배경으로 했다.

이정수 GS25 카운터FF팀 매니저는 “노점상 붕어빵을 점점 찾기 어려워지고 있어 고객 설문 조사를 실시하고 전국을 수소문 해 즉석붕어빵 제조사를 발굴했다”라며 “GS25가 앞으로도 차별화 먹거리 카테고리를 개척해 고객들에게 더 높은 가치와 만족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CU도 15일 단팥, 슈크림 2종의 즉석 붕어빵을 출시했다. 미니 사이즈 붕어빵으로 개 당 900원이고, 출시 기념으로 내달 11일까지 2+1 행사를 적용한다.

세븐일레븐은 매장에서 직접 굽는 붕어빵을 일찍이 선보였다. 세븐일레븐은 전국 3000여개 점포에서 ‘세붕빵’을 직접 굽고 있다. 본격적인 추위가 찾아오기 전인 9월부터 지난달까지 세붕빵 매출은 같은 기간 대비 15% 증가했다.

최근 붕어빵 노점상 찾기가 쉽지 않다. 밀가루, 가스비 등 붕어빵에 들어가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개별 상인들이 감당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붕어빵 가격은 5년 전과 비교해 2배 이상 올랐다. 붕어빵 주재료인 팥의 경우 5년 전(3000원)보다 100% 오른 6000원을 기록했다. 밀가루(47%), 식용유(33%), LPG가스(27%), 설탕(21%) 등 가격도 5년 전보다 크게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