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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어게인 1980’ 중국 정부, 길거리 복장검사 부활 예고[나우,어스]
중국 선전에서 미니스커트를 입고 동영상을 찍던 남성을 경찰이 큰 소리로 혼내고 있다.[트위터 캡쳐]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중국이 공공장소에서 민족감정을 해치는 옷을 입으면 최대 구류 15일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법률 개정안을 최근 내놨다. 하지만 ‘범죄’로 인식되는 구체적인 사항은 명시하지 않아 자의적으로 적용될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이 법이 중국을 이슬람 국가들에 버금가는 보수 국가 대열에 올려놓을 수 있다고 예고했다.

중국은 최근 ‘치안관리처벌법(개정 초안)’을 발표하고 30일까지 주민 의견을 수렴중이다. 개정안이 발효되면 최대 10일 이상 15일 이하의 구류와 5000위안(약 91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이 법률 개정안은 시험 부정행위, 다단계 판매, 대중교통 운전 방해, 무허가 드론 비행 등에 대한 벌칙 조항을 추가한 게 특징이다.

이와 함께 ‘공공장소에서 중화민족의 정신을 훼손하고 감정을 해치는 의상·표식을 착용하거나 착용을 강요하는 행위’, ‘중화민족의 정신을 훼손하고 감정을 해치는 물품이나 글을 제작·전파·유포하는 행위’ 등도 위법 행위로 명시했다.

이 법안이 지난주 발표되자 중국 내 법학자, 언론인, 사업가 전반에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장산펑이라는 필명의 네티즌은 모바일 메신저 위챗에 “중국 역사에서 의복과 헤어스타일이 큰 주목을 받았던 시기는 보통 ‘역사의 나쁜 순간’에 해당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이 개정안 뿐만 아니라 중국 사회 전체에 이상한 정서가 퍼지고 있다”고 적었다. 이 글은 곧 검열을 받고 삭제됐지만 여러 사람에 의해 공유되며 퍼져나갔다.

‘중화민족 정신을 훼손하는 의상’이나 ‘중화민족 감정을 해치는 글’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가 없다는 점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자오홍 중국정법대 교수는 뉴스 사이트 ‘더 페이퍼’에서 “경찰 개인의 취향과 신념에 따라 법의 해석과 적용을 임의로 확장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이는 누군가를 고발하고 싶다면 언제든지 그럴듯한 구실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광둥성 선전시에서는 경찰이 미니스커트를 입고 길거리에서 생방송을 하던 한 남성을 삿대질하며 큰소리로 꾸짖은 사건이 있었다.

NYT는 마치 80년대 ‘괴상한 옷차림’으로 불린 나팔바지와 청바지에 대한 탄압이 떠오르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일부 정부기관 건물은 장발 남성과 화려한 장신구를 착용한 여성의 출입을 금지했고, 공장과 학교에는 순찰대가 돌아다니며 나팔바지와 청바지를 가위로 잘랐다.

궈후이라는 필명의 변호사는 웨이보에 “중국에 ‘도덕 경찰’이 나올 위기에 처해 있다”며 “아직도 이란과 아프가니스탄을 비웃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비꼬았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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