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전동화 모델 중 가장 하락세 커
‘시가형 전기차’ 오명 속 차주 불만 ↑
테슬라 후륜구동 모델Y. [테슬라 홈페이지 갈무리] |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가 국내시장에서도 ‘가격 인하’에 나서면서, 중고차 시장에서 판매되던 기존 테슬라 자동차의 시세 하락이 뚜렷하다.
직영중고차 플랫폼 ‘케이카(K Car)’가 국내에서 유통되는 출시 12년 이내 중고차 모델 740여 종을 분석한 결과, 테슬라의 프리미엄 전기차 ‘모델X’는 최근 한 달 새 시세가 5.9% 하락했다. 테슬라 모델X는 2020년형 기준 시세가 약 1억원대다. 이를 고려하면 차 한 대당 최소 590만원이 내린 것이다.
경쟁 차종과 비교했을 때도 모델X의 하락폭은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벤츠 EQC N293’은 4.5%, ‘제네시스 eGV70’은 3.1%, ‘벤츠 EQE V295’는 2.5% 하락하는 데 그쳤다.
엔카닷컴의 8월 집계에서는 테슬라의 보급형 전기차 ‘모델3’의 중고가가 전월 대비 2.16% 떨어진 4256만원으로 조사됐다. 다른 친환경차가 약 1% 포인트(p)대 수준에서 가격변동이 있던 것과 대비됐다.
테슬라는 모델Y의 ‘후륜구동(RWD)’ 모델을 지난달 출시하며 ‘실질적 가격 인하’에 돌입했다. 해당 모델은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된 모델로, 중국산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해 가격을 5699만원으로 낮췄다.
올해 전기차 보조금 정책에 따라 국내에서 5700만원 미만 전기차를 구입할 시 보조금은 100%, 8500만원 미만 차량에는 50% 수준의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다. 여기에 주행거리 등 다른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보조금이 줄어든다. 모델Y의 경우 보조금을 받으면 가격은 4000만원대 후반까지 떨어진다.
LFP가 탑재된 모델Y 후륜구동은 최대 350㎞로 주행거리 인증을 받았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가 장착된 ‘모델Y 롱레인지’는 국내 인증 기준 최대 511㎞를 달린다. 성능과 가격을 바탕으로 전기차 진입장벽을 더 낮췄다고 볼 수 있다.
이같은 현상은 한동안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3000만원대 전기차 출시’를 공언한 이후 실질적인 가격 인하가 계속되고 있어서다.
실제 지난해 12월과 올해 5월의 테슬라 차량 모델 가격들을 비교하면 미국 내 테슬라의 차량별 가격은 작년보다 14~28% 하락했다. 모델3의 가격은 4만7000달러에서 4만달러로, 2019년 출시된 모델Y는 6만6000달러에서 4만7200달러로, 모델S도 10만5000달러에서 8만7500달러로 판매가가 떨어졌다.
한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관련 우려가 있는 전기차 모델은 통상 일반적인 내연기관 차량보다 중고가가 쉽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다”면서 “다만 테슬라 모델은 전기차의 특성이 아닌 자체 가격 인하에 따른 연쇄효과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zzz@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