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터 1.1만대, 봉고 5천대 등 ‘상용차’ 중심
70대도 마찬가지…‘생계형 창업수요’ 분석
물류용으로 활용되고 있는 1t 상용차 트럭. [허럴드경제DB] |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올해 상반기 60대 이상 계층의 신차 구입에서 현대 포터와 기아 봉고 등 ‘생계형 상용차’가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인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베이비붐세대(1955년~1963년생)가 ‘은퇴 정년(만 60세)’을 맞아 생계형 창업에 뛰어들면서 나타난 모습이다. 많은 인구가 은퇴하고 생계를 위해 창업에 뛰어드는 이른바 ‘실버쓰나미’ 현상의 여파로 풀이된다.
5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6월 연령대별 신차 등록 대수는 50대(18만470대), 40대(14만8770대), 60대 이상(14만4793대), 30대(11만3702대), 20대(4만95대)로 집계됐다.
모든 연령대에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신차 등록이 늘어났지만, 특히 60대 이상은 34.2%의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어 50대(25.1%), 40대(10.8%), 30대(8.6%), 20대(7.2%) 순으로 증가 폭이 컸다.
신차 시장에서 ‘큰손’으로 부상한 60대 이상 수요는 포터나 봉고 등 상용차로 쏠렸다. 특히 현대차 포터(1만1140대) 판매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현대차 그랜저(1만380대)였지만, 3위에는 마찬가지로 상용차인 기아 봉고(5797대)가 올랐다.
70대 운전자의 차종별 구매 순위에서도 포터(2554대)는 1위, 봉고(1383대)는 3위를 지켰다. 50대 운전자가 가장 선호한 차종은 그랜저(1만6646대)와 포터(1만3097대)였다.
수입차 시장에서 신차등록 1위가 고급차인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였던 것을 고려하면 국산차 시장에서 포터와 봉고의 약진은 ‘생계형 창업’ 수요가 늘어난 이유로 분석된다. 베이비붐세대가 현행법상 법정 정년 나이인 만 60세에 도달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중소벤처기업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60세 이상이 창업한 기업 숫자는 12만9384개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6년(7만3471개)보다 76.1% 늘어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들 상당수는 물류 분야에 집중돼 있다.
카이즈유 자동차연구소 통계. [연합뉴스 정리] |
은퇴자들이 ‘택시’ 등 운송 분야에서 종사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개인택시는 ‘막대한 면허구입비’, 법인택시는 ‘수익성’ 문제가 화두에 올랐다. 이런 영향으로 되레 수요가 집중된 배달과 택배 시장에 은퇴자들이 유입됐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1t(톤) 상용차 시장에 전동화 모델이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차량을 구입만 해두면 사업을 진행할 때 유지비도 많이 들지 않게 됐다”면서 “중고 거래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 등에서부터 가벼운 용달을 요청하는 수요가 늘게 되니 소일거리, 혹은 창업으로 포터를 사는 분들이 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상용차 시장은 더욱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온라인 쇼핑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육상 물류 시장이 점차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서다. 서울연구원이 발간한 ‘서울시 생활 물류 서비스 시설 확충과 지원방안 - 택배 서비스를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19.7% 성장률을 기록하며 2020년 131조원을 넘어섰다. 세계 5위에 해당하는 지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온라인쇼핑 증가와 물류 시장의 증대로 올해는 더욱 물류 분야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상황에서도, 육상 물류 분야에서의 공급 필요성은 계속 커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zzz@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