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공망 돌파한 적 미사일 파괴 임무
근접방어무기체계 '골키퍼'는 분당 수천발을 발사해 화망을 형성, 적 대함 유도탄을 파괴한다.[사진=해군] |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우리 군이 국산화를 추진하기로 한 근접방어무기체계(CIWS:Close-In Weapon System)는 오늘날 해군 함정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대함 유도탄을 파괴해 함정을 보호하는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한다.
다른 모든 방어수단들을 가동했지만, 적 공격 제지에 끝내 실패했을 때 사용하는 최후의 방어 수단이다. 고속정이나 테러 단정 등 소형 수상 목표물이 방어선을 넘어 근접해 올 때도 CIWS를 사용한다. 이 무기는 쉽게 말해 거리측정 레이더와 기관포를 결합한 것이다.
함정에 장착된 요격용 대공 유도탄의 최소 사거리는 10~20㎞ 전후로, 적의 대함 유도탄이 10㎞ 내로 들어오면 아군 함정의 방공망을 돌파한 셈이 된다.
이 때 적 대함 유도탄이 함정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30초~1분여에 불과해 짧은 시간 동안 수천발의 기관포를 발사해 적 대함 유도탄을 공중에서 파괴하지 않으면 함정이 중대한 타격을 입게 된다. 즉, 최후의 1분간 함정을 방어하기 위한 무기가 CIWS인 것이다.
CIWS는 함정의 여타 탐지 및 유도관제시스템과는 별도로 가동된다. 유사시 함정의 다른 레이더나 탐지 시스템이 무력화되더라도 CIWS는 별개로 생존해 기능하기 위한 것이다. 함정 전투체계와 별도로 운용돼 대응 시간도 더 빠르다.
해군은 네덜란드 구 시그널사(현 탈레스 네덜란드)의 골키퍼(Goalkeeper)를 수입해 운용해왔다.
무게 6.3t, 높이 3.7m이며 사격각도는 -25~85도(초당 80도 구동), 분당 발사속도 4200발, 사정거리는 3㎞에 달한다.
30㎜ 구경 개틀링 기관포를 장착하고 있는데, 이 기관포는 구 소련 전차를 공격하는 A-10 공격기에 탑재된 어벤저 기관포(GAU-8)로 더 널리 알려져 있다.
골키퍼는 적 미사일이 레이더 탐지를 피하기 위해 해수면에 바짝(10~20m 상공) 붙어서 날아가는 '시 스키밍(Sea Skimming)'을 시도할 때 대응하기 위한 적외선 탐지장치를 갖추고 있다. 또한 긴 사정거리를 이용해 '하이 다이브' 공격을 가해 오는 미사일에 대해서도 안전한 거리에서 격추할 수 있다.
그러나 30㎜ 기관포 채택에 따라 더 무겁고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는 게 약점으로 꼽힌다.
우리 군에서는 골키퍼에 이어 미국 레이시온사가 실용화한 미 해군용 팔랑스(Phalanx)를 수입해 해군 함정에 장착, 운용하고 있다. 최대 발사속도는 분당 3000발, 사정거리는 1.8㎞이며, 레이더와 기관포가 일체화된 완전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이 가능하다.
무게 5.7t, 높이 4.7m이며 사격각도는 -25~85도에서 운용할 수 있다. F-4 팬텀 이후 미군 전투기에 고정 장착된 20㎜ 구경 발칸포와 자체 레이더, 관제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군은 골키퍼와 팔랑스에 이어 CIWS 최신화를 위한 근접방어무기체계-II 사업을 추진해왔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26일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고 근접방어무기체계-II 사업추진기본전략안을 의결, CIWS 국산화를 결정했다.
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