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해외연수 기준 강화했지만 노력은 ‘글쎄’
일각선 “관행적 해외연수ㆍ세미나 개선돼야”
서울시의회 전경 이미지. |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서울시의회가 상임위원회차원에서 올여름 외국 출장을 속속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경제 보복과 북한 무력 도발 등 시국이 엄중한 가운데 시기적으로 적절하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게다가 올해 초 경북 예천군의회 의원들의 국외연수 추태 파문 이후 서울시의회에서 지난 4월 ‘책임성·청렴성 강화를 위한 자정 노력 결의안’을 내놓기도 했다. 의원 해외 연수에 대한 기준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자정 노력은 ‘소나기만 피하면 된다’는 식이어서 해외 연수가 강행되면 비난이 일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지방의회에서 시찰을 명분으로 관행적으로 다녀오는 해외 연수가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8일 서울시의회 등에 따르면 9개 상임위원회는 7~10월에 걸쳐 상임위별로 한차례씩 해외 도시로 비교시찰을 떠나는 계획이 잡혀있다. 이미 행정자치위(7월2일~10일, 독일), 기획경제위(7월9일~17일, 독일·네덜란드), 환경수자원위(7월1일~9일, 독일)가 다녀왔고 문화체육관광위(9월19일~26일, 스페인), 보건복지위(9월22일~29일, 네덜란드·벨기에), 도시안전건설위(9월18일~25일, 영국·프랑스), 도시계획관리위(9월17일~25일, 스페인·포르투갈), 교통위(9월29일~10월9일, 미국), 교육위(10월14일~21일, 스페인) 등의 순서로 각 상임위 주제에 따라 해외 선진 지역을 찾아가는 일정이다.
국외연수 파문이후 불과 몇개월 사이 모든 위원회가 소속 상임위의 현안을 점검하고 의정 역량을 강화한다고 내세우며 비교시찰 준비에 나선 것이다.
비교시찰 한 번에 의원 1인당 330만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상임위 한 곳당 3600여만원의 세금이 들어가는 셈이다.
이에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일부 지방의회 의원들의 비위와 일탈로 인해 어려운 시기인데 굳이 세금을 써가며 해외로 나가야만 하나”며 “그 예산으로 소외계층이나 청년일자리 창출 등에 투입하면 추락했던 위상이라도 높일 수 있을 텐데…”라며 말을 아꼈다.
또 서울시의원들은 소속 상임위별로 올 상반기에 잇따라 지방 세미나를 다녀왔다. 예천군의회 사태후 해외 연수가 어렵게 되자 국내로 눈을 돌린 것. 상임위별로 세미나 장소는 달랐지만 지역은 모두 관광 휴양지로 유명한 곳이다. 한 관계자는 “세미나 역시 세금이 들어간다. 서울서 멀지 않은 곳에 수련원 등 세미나 공간은 충분한데 관광 명소를 꼭 찾아 가야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월 서울시의회는 지방의회 스스로 인식개선의 계기를 마련하고 시민공감대 형성과 사회적 지지를 이끌어내고자 청렴성을 내세운 자정 결의안을 발표했다. 자정 노력의 진정성과 의지를 대외적으로 알리고 전국 지방의회로 확산시켜 지방의회 위상정립의 초석을 다지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결의안을 제안한 것이다. 특히 국민적 시선이 따가운 국외연수에 대해 사전 심의를 강화하고 심의내용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기로 했다.
시의회 한 관계자는 “교통위원회가 심사위원회 심사과정에서 재심까지 부결된 바 있다”며 “이를 계기로 연수 계획중인 다른 상임위들마다 깐깐하게 계획과 일정을 짜내고 있다”고 말했다.
choigo@heraldcorp.com
<2019년 상임위원회 비교시찰 일정>
행정자치위원회 7월2일~10일 (독일)
기획경제위원회 7월9일~17일 (독일, 네덜란드)
환경수자원위원회 7월1일~9일 (독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9월19일~26일 (스페인)
보건복지위원회 9월22일~29일 (네덜란드, 벨기에)
도시안전건설위원회 9월18일~25일 (영국, 프랑스)
도시계획관리위원회 9월17일~25일 (스페인, 포르투갈)
교통위원회 9월29일~10월9일 (미국)
교육위원회 10월14일~21일 (스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