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로 가장해 피해자들을 사찰한 의혹을 받는 애경산업 직원과 회사를 조사했다.
애경산업 직원 A씨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으로 가장한 뒤 피해자들의 온라인 모임에서 피해자들을 사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조위는 10여명의 조사단을 꾸려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약 9시간 동안 애경산업에서 실지조사를 진행했다.
조사단은 A씨와 애경산업 관계자들의 진술을 듣고, 회사 컴퓨터와 전산망 등을 조사했다. 또 A씨가 온라인 모임에 가입한 목적과 회사 측의 지시 등 조직적 차원에서 이뤄진 것인지, A씨의 활동이 회사에 보고되고 보고 내용이 활용됐는지 등을 조사했다.
특조위는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업무 수행을 위해 출입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장소에 출입해 장소, 시설, 자료나 물건에 대한 실지조사를 할 수 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온라인 모임인 '가습기살균제 항의행동(항의행동)'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월 이 모임에 익명으로 가입했다.
지난 5월 모임이 실명제로 전환한 뒤에도 자신의 자녀가 피해자라며 본인의 이름으로 계속 활동했다.
모임 회원 중 한 명이 A씨의 이름과 애경산업 직원의 이름이 같다는 것을 알고 의심하자 A씨는 지난 6월 자진 탈퇴했다.
항의행동은 이 사실을 특조위에 조사 의뢰했고 특조위는 지난 23일 전원회의에서 조사를 의결해 이날 조사하게 됐다.
특조위 관계자는 "이날 조사를 바탕으로 추가 조사를 진행해 위법한 사안이 드러나면 검찰 고발 등 법적 대응을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애경산업은 2003년부터 2011년까지 가습기살균제인 '가습기메이트'를 약 160만개 판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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