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노동 배상판결 거부 미쓰비시 중공업 228억 등 미쓰비시 계열 875억
-75개 日전범기업 중 84%인 63개 기업에서 마이너스 수익률 기록
-국민연금 작년 일본 투자액 12조 원 넘어, 14년 대비 2배 증가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 지난해 10월 일본 전범기업을 상대로 낸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소송에서 대법원의 승소 판결에 불복한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 조치로 국내에서 일본 불매운동 여론이 날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 노후자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공단이 지난해(2018년) 日 전범기업에 1조 2300억원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책임투자 및 공적투자 필요성 등에 대한 국회의 지속적인 문제제기에도 해마다 1조원이 넘는 금액이 투자되고 있었으며, 더욱이 국민연금공단이 투자한 일본 전범기업 75곳 중 84%에 해당하는 63곳은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해 수익성 측면에서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광수 의원(전북 전주시 갑, 민주평화당)이 26일,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5년간 국민연금공단의 일본 전범기업 투자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민연금은 최근 5년간 日 전범기업 투자 평가액은 5조 6,600억 원이었다.
연도별로 보면 △ 14년 74개 종목, 7,600억 원 △ 15년 77개 종목, 9,300억 원 △ 16년 71개 종목, 1조 1,900억 원 △ 17년 75개 종목, 1조 5,500억 원 △ 18년 75개 종목, 1조 2,300억 원으로 14년에 비해 지난해 투자평가액은 1.6배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대법원이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확정 판결을 내렸지만 배상을 거부하고, 10만 명 이상의 한국인을 강제 동원하며 19세기 말 메이지유신 때 급격히 성장한 일본의 대표적인 전범기업인 미쓰비시 중공업(228억)을 포함한 미쓰비시 계열사에는 총 875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8년 말 기준 미쓰비시 계열사의 수익률을 분석해본 결과 △ MITSUBISHI HEAVY INDS LTD는 –0.6%, △ MITSUBISHI ELEC CORP –31.6%, △ MITSUBISHI CHEMICAL HOLDINGS –28.3%, △ MITSUBISHI STEEL MFG CO LTD –27.4%를 기록하는 등 미쓰비시중공업을 포함한 미쓰비시 계열사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밖에도 18년 말 기준, 전범기업의 수익률 현황을 살펴보면 75개 전범기업 중 84%에 해당하는 63개 기업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 - 30% 이상 손실을 입은 기업이 12곳, △ -30 ~ 20% 21곳, △ -20 ~ 10% 18곳, △ -10 ~ 0% 12곳이었다.
김광수 의원은 “대법원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해오던 일본 정부가 7월 초 수출 규제 강화 조치를 발표하면서 경제보복 조치가 이뤄지고 있고, 이에 대한 반발로 국내에서는 일본산 불매운동이 날로 확산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들의 노후자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공단이 75곳의 일본 전범기업에 1조 2,300억원을 투자하고 있는 것은 국민 정서에 전혀 맞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특히, 국민연금은 강제노동 배상 판결을 거부하고 있는 미쓰비시 중공업에도 국민연금공단은 228억원을 투자했지만,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75개 전범기업 중 무려 63개 기업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명분도 실리도 없는 일본전범기업 투자에 대한 원칙을 바로 세워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지난 2016년 국정감사에서부터 국민이 납부하는 국민연금기금으로 일본의 전범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국민 정서에 부합하지 않음을 수차례 지적했음에도 투자 방향이 바뀌지 않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전범기업 및 사회적 지탄을 받는 기업에 대한 투자원칙을 제대로 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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