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수주 부진·주택공급 지연 등
분양가상한제…주택수주 둔화 전망도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건설업계의 2분기 실적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국내 5대 건설사(시공능력평가 기준)들이 1분기에 이어 대체로 암울한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픈애즈] |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24일 삼성물산을 시작으로 현대건설(25일), GS건설(26일), 대림산업(30일), 대우건설(31일) 등의 2분기 실적발표가 이어진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제공하는 실적 예상치(증권사 3곳 이상 추정)를 보면 이들 건설사의 2분기 매출은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 줄어든 4조2333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물산 건설 부문(3조1120억원·-0.7%), GS건설(2조8198억원·-21.3%), 대림산업(2조4343억원·-17.7%), 대우건설(21조1719억원·-26.7%) 등의 매출도 전년 동기대비 낮은 수준이다.
2분기 영업이익은 회사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의 영업이익은 각각 2402억원, 2244억원으로 추정됐다. 전년동기 대비 8.7%, 2.3% 늘어난 수치다. 정부 규제로 주택공급이 지연된 데다 해외수주 개선세가 더딘 데 비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상반기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 규모는 119억달러(한화 약 14조123억원)로 전년 동기대비 32% 감소했다.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대우건설의 영업이익은 각각 1340억원, 2109억원, 1207억원으로 추정됐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44.9%, 6.2%, 25.3% 떨어졌다.
전반적으로 건설경기 악화로 외형축소가 나타났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지난해 실적 개선요인이었던 해외현장의 일회성 이익, 국내 주택 준공 정산이익 등을 배제하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도입된 이후 실적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건설사들은 정부 규제에 따라 사업성이 떨어지면 주택 분양을 늦추거나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서는 당장 올해 말부터 주택수주 둔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과거 2007년 제도가 시행됐을 때와 마찬가지로 밀어내기식 분양이 끝난 이후부터 공급물량이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며 “주택 위주의 건설사는 수주잔고 매출화의 지연, 신규수주 부진 등으로 외형 둔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주택 매출 비중(대림산업과 현대건설은 연결재무제표 기준)이 큰 건설사는 대우건설(62%), 대림산업(58%), GS건설(54%), 현대건설( 39%) 등이다. 주택 이익 비중으로 보면 대우건설(88%), 대림산업(64%), GS건설(64%), 현대건설(57%) 등의 순으로 이어진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이 서울·수도권 등 주요 재건축 사업을 정조준하고 있는 만큼 지역에 따라 온도 차가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미송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수도권 지역에서 정비사업이 많은 기업의 사업 위축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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