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영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우승, 최초 4연패를 달성한 중국 쑨양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위를 차지한 호주의 맥 호턴(왼쪽)은 도핑 논란을 의식한 듯 시상대에 함께 오르지 않은 채 뒷짐을 지고 있다. [연합] |
‘도핑의혹’으로 세간의 관심을 모아온 중국의 수영 간판스타 쑨양(28)이 자유형 400m 4연패를 달성했다.
쑨양은 21일 광주 남부대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2초44를 기록해 호주의 맥 호튼(3분43초17)과 이탈리아의 가브리엘레 데티(3분43초23)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쑨양과 호튼은 수년 전부터 쑨양의 도핑의혹과 관련해 날카롭게 대립해왔던 사이다. 쑨양으로서는 논란을 잠재우는 우승을 한 셈이지만, 호튼으로서는 다시 한번 쑨양에게 쓴소리를 할 기회를 놓친 아쉬운 레이스가 됐다.
호튼은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으로 빠져나가면서도 “그(쑨양)이 뭐라하든 내가 할말은 없다”고 간단히 언급하는데 그쳤다.
호튼은 시상식이 끝난 뒤 의례적으로 금은동 수상자가 나란히 서서 하는 기념촬영도 단호히 거부했다.
시상식 뒤 기자회견에서 쑨양은 “호주 선수(호턴)가 내게 불만을 드러낼 수는 있다. 그러나 그 자리에서 나는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로 나섰다. 쑨양 개인을 무시하는 건 괜찮다. 하지만 중국은 존중해야 한다”며 나름 차분하게 불만을 드러냈다.
하지만 쑨양의 도핑의혹과 이를 지적해온 호튼의 관계는 하루 아침에 호전될 것 같지는 않다.
지나 2016년 리우 올림픽 당시 우승을 차지한 호튼은 쑨양을 “약물 사기꾼”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여기에 쑨양이 지난 9월 도핑검사용 샘플을 채집하러온 직원들의 활동을 경호원과 함께 방해해 ‘도핑사실을 감추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아왔다. 혈액샘플을 망치로 깨버리는 쑨양의 행동에도 국제수영연맹(FINA)는 ‘경고’라는 솜방망이 처벌을 내려 사실상 쑨양의 편을 들어줬다.
도핑의혹이 명쾌하게 해명되기 전까지 쑨양을 둘러싼 논란은 앞으로도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