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부터 정유업계는 직접 수혜 예상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 전경 [SK이노베이션 제공] |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내년 시행을 앞둔 국제해사기구(IMO)의 황 함량 규제가 정유와 석유화학 업계의 실적을 견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해운사들이 디젤 등 저유황유 수요를 늘리면서 정유사에게 호재로 작용하는 동시에, 수요를 맞추기 위한 공급 조절로 석유화학업계의 원가 절감 효과까지 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내년까지 석유화학의 기초 원료인 납사(나프타) 공급 과잉이 지속돼 석유화학 업계의 원가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정유업계의 하반기 실적 개선의 중요 변곡점이 되는 IMO2020가 화학업계까지 긍정적인 여파를 미친다는 분석이다.
납사 공급 과잉은 ‘IMO2020’ 시행 여파로 정유사들이 디젤 등 저유황유를 생산하기 위해 정제설비 가동률을 높이면서 자연스런 수순이라는 평가다.
하나금융투자 윤재성 연구원은 “등·경유 생산량 증대를 위한 CDU(원유정제설비)와 HCR(중질유분해시설) 가동률 상승은 결국 휘발유와 납사 공급과잉을 초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국 CDU 증설과 PX 증설도 공급과잉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의 기초원료로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은 납사를 원료로 생산되는데, 납사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하락하면 제품 판매 마진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 에틸렌 제품과 원료 납사의 가격 차이인 납사-에틸렌 스프레드는 지난 1분기 이후 지속 하락하고 있어 석유화학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납사 가격 하락은 석유화학 기업들에게는 큰 기회”라며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다시 석유화학 시황의 상승세를 탈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국제해사기구는 오는 2020년부터 전 세계에서 운항하는 선박이 사용하는 해상 연료유의 황 함량 상한선을 현행 3.5%에서 0.5%로 낮추는 규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정유사들은 하반기부터 IMO2020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전망이다. 특히 국내 정유사들의 등·경유 생산 비중은 55% 가량으로 아시아 평균인 40%보다 높은 만큼 해운사들이 규제에 대비해 수요를 늘리는 하반기부터 곧바로 실적 상승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정유사들은 기준에 맞춰 황 함량을 줄이기 위한 탈황설비에 투자하는 등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도 지난 19일 기준 7.6달러 수준으로 상반기 4달러 수준과 비교해 크게 오르며 하반기 반등을 예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제마진이 3달러까지 떨어지면서 상반기와 달리 3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된다는 것이 정유업계 공통적인 전망”이라며 “본격적으로 수요가 늘어날 조짐이 보이고 있어 실적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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