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서울 가락농수산물도매시장 내 대아청과가 호반그룹에 팔린 것과 관련해 서울시의회에서 채소류 출하농가가 피해받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이태성 서울시의원(송파4, 더불어민주당)〈사진〉은 “대아청과는 채소류 8개 품목만 전문 취급하면서 가락시장 점유율이 69%에 달하고, 특히 무, 배추, 양배추는 가락시장 전체 거래량의 80% 이상 점유율로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면서 “출하자와 소비자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도매시장 법인의 과도한 영리추구를 차단해야한다”고 지적했다.
22일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대아청과는 이정수(지분율 21.3%), 이원상(19.0%) 등 개인주주 6명이 보유하던 50만주를 호반그룹(호반프라퍼티㈜ 51%, 호반건설 49%)에 전액 양도하고, 이에 대한 주주변경 승인신청을 지난 5일 서울농수산식품공사에 제출했다.
서울농수산식품공사는 주주변경 승인신청안에 대해 도매시장법인 심사위원회를 열어 심사하고, 심사 결과를 서울시에 통보,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대아청과는 1994년 농안법 파동을 겪으면서 당시 5개 도매시장법인이 산지 채소류 물량 유치능력이 취약한 배추, 무, 파, 양배추, 마늘, 총각무, 옥수수 등 8개 품목에 대해 산지 물량 유치 능력이 있는 유통인들이 공동 설립한 경매회사다. 지난해 거래물량은 42만9676t, 거래금액은 3385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8억9000만원, 현금배당액은 15억원이다.
가락도매시장 내 청과부류 도매시장법인은 대부분 개인 주주 손을 떠나 기업으로 속속 넘어가고 있다. 청과 도매시장법인의 민간 주주 현황을 보면 서울 청과(고려제강 100%), 중앙청과(서영배 60%, 태평양개발 40%), 동화청과(신라교역 99.86%), 한국청과(더코리아홀딩스 95.8%) 등이다. 2008년 태평양개발이 250억원에 중앙청과를 매입하면서 도매법인 매각인수가 활발해졌다. 이어 2010년 동부한농이 동화청과를 인수한 뒤 540억원에 칸서스네오1호에 양도하고, 이를 다시한번 서울랜드가 587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서울랜드는 신라교역에 771억원에 매각해 양도차익 184억원을 남겼다.
이태성 의원은 “공공성이 강한 도매시장법인이 매매차익을 겨냥한 일부 투기자본에 의해 경영권이 인수되는 등 기업들의 투기 및 영리추구로 변질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도매시장의 공익적 기능 강화를 위해 도매시장 내 다양한 경쟁체제를 도입하고 도매시장법인의 평가권을 시장 개설자에게 환원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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