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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이커시티’ 원조 세운상가군 일대에 내외국인 발길 줄이어
싱가포르 도시개발청 등 공무원 35명 15일 찾아 “놀랍다” 연발
2017년 개장 이래 ‘세운투어’ 참가자 5000명, 기관·단체 2000명 육박
세운옥상·보행데크 호평…민간·공공 협력 모델, 벤치마킹 대상 떠올라
싱가포르 공무원 방한단 일행이 세운상가를 둘러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서울시가 전면철거형 도시개발에서 도시재생으로 정책을 변화한 점과 다양한 시도가 참신하다. 서울시 전역에서 163개 도시재생 프로젝트가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 놀랍고, 노하우도 배우고 싶다. 세운상가군 도시재생 사례를 싱가포르의 노후 도심산업지구에도 적용해 보고싶은 생각이다.”(싱가포르 도시개발청 황 유닝 부청장)

지난 15일 오후 5시 서울 종로 세운상가 앞. 싱가포르에서 온 공무원 일행이 세운·청계·대림 등 세세운상가군 일대를 재생한 ‘메이커시티(Maker City) 세운’을 둘러 보기 위해 집결했다. 이번 방한단은 싱가포르 도시개발청(URA), 살기좋은도시만들기센터(CLC), 육상교통청(LTA), 교통부, 국가건설부, 국립공원위원회, 건설청(UCA), 주룽도시공사, 해양항만청(MPA), 주택개발위원회 등 주요 부처의 중간관리자급 이상 35명으로 이뤄졌다. 도시재생과 대도시 교통관리 등 서울의 도시관리 정책을 한 수 배우러 온 이들은 서울시인재개발원의 도시관리과정 연수에 참가해 15~16일 이틀간 세운상가, 서울로7017, 50플러스재단, 서울시 교통정보센터(TOPIS) 등을 방문했다.

특히 세운상가군의 경우 싱가포르 방문단 측이 먼저 시찰을 희망해 연수 일정에 포함됐다고 서울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방문단은 이 날 세운옥상과 보행데크, 메이커스 큐브(창업공간) 등을 둘러보며 조성한 지 50년이 넘어 쇠락하던 도심제조업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도심재생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응 엥 키안 살기좋은도시만들기센터 과장은 “민간 소유의 옥상을 민간과 공공이 함께 협력해 ‘세운옥상’으로 만들고, 시민이 자유롭게 도시를 조망할 수 있도록 개방한 점과 이를 민간이 지속적으로 관리한다는 점이 놀랍다”고 말했다.

민간 소유 건물의 옥상을 민간과 공공이 협력해 개방한 세운옥상의 모습. [서울시 제공]

이들 뿐이 아니다. 앞서 지난 4일에는 말레이시아 공무원 7명이 이 곳을 찾는 등 인쇄업 등 도심제조업을 4차 산업혁명 창업공간으로 되살린 도심재생 선진사례인 ‘메이커시티 세운’에 국내외 방문객이 줄 잇고 있다. 1968년 건축가 김수근이 국내 최초 주상복합건물로 완공한 ‘세운(世運)’은 ‘세상의 기운이 이곳으로 모이라’라는 뜻이다. 준공 50여년만에 이름에 걸맞게 세계 각국의 기운을 끌어모으고 있는 셈이다.

서울시는 2000년대 들어 슬럼화하던 이 지역을 전면철거가 아닌 제작·생산, 판매, 주거, 상업, 문화가 하나로 연결시키는 ‘다시·세운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다. 먼저 북측인 1단계 구간(세운·청계·대림)을 새단장해 2017년 11월 개장했다. 시가 일반 시민 대상으로 1단계 구간을 둘러보는 프로그램인 ‘세운투어’를 운영한 결과 개장 이래 지난 6월까지 지자체, 대학, 학생, 시민 등 모두 4907명이 참가했다.

세운부품 전시관인 ‘을지로 산업도감’을 둘러보고 있는 싱가포르 공무원들. [서울시 제공]

외국의 공무원단, 해외 전문가의 답사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금까지 말레이시아·싱가포르 외에도 영국 정경대 15명(올해 3월), 세네갈 공무원 20명(2018년10월), 대만 문화부와 경제연구원 7명(2018년8월), 중국 광저우 시장 등 대표단 12명(2018년8월), 호주 멜버른대학교의 교수와 학생 40명(2018년7월), 영국BBC(2018년3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관계자 5명(2017년10월) 등이 다녀갔다.

서울시 관계자는 “세계 주요 도시에서 옛 도심제조업을 4차산업혁명에 맞게 재생시키는 ‘메이커시티’와 창작 노하우와 프로세스를 공유하는 ‘메이커운동’ 바람이 불고 있다”며 “한국에선 서울의 세운상가군 일대가 그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국내외 전문가 그룹 사이에서 알려지면서 방문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jshan@heraldcorp.com

싱가포르 공무원 일행이 창업자와 장인의 제품을 홍보, 전시하는 ‘청계상회’를 둘러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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