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우리나라가 보유한 원전 해체 기술을 실제 방사성 오염 현장에서 검증해 보기 위한 토대가 마련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벨라루스 국립과학원(NASB)과 원자력시설 해체 및 부지복원 분야 상호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벨라루스는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당시 국토의 20% 이상이 오염됐지만, 현재까지 오염부지 내부의 정확한 오염분포 측정이나 오염토양 처리 계획을 수립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자력연구원은 개발 중인 원자력시설 해체 핵심기술의 타당성과 적용성을 평가하기 위해 벨라루스 현지의 오염 시설과 부지를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던 차, 양 기관간 기술협력을 도모하게 됐다.
이번 MOU로 ▷방사성 오염 시설·부지에 대한 모니터링 ▷방사성폐기물 및 오염 토양의 처리에 관한 기술협력을 시작하고, 향후 ▷해체 핵심기술 검증 ▷부지복원 분야 공동연구를 추진하기로 했다. 양측이 보유한 기반기술을 바탕으로 현장 적용성이 강화된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적용함으로써 상호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박원석 원자력연구원 원장은 “이번 MOU가 시설 제염 및 부지복원 분야에서 많은 경험을 보유한 벨라루스측과 해체기술 분야에서 미래지향적 파트너쉽을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벨라루스와의 원자력 분야 기술 협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관련 기관들의 적극적인 활동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원자력연구원은 이번 벨라루스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 우즈베키스탄 등 유라시아 지역 국가와도 실질적 협력을 위한 외연을 꾸준히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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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주(오른쪽) 한국원자력연구원 핵주기환경연구소장과 블라디미르 구사코프 벨라루스국립과학원 원장이 원전 해체 관련 협력 MOU를 체결하고 있다.[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