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서울시 내 자율형사립고 13곳의 재지정 평가 결과에서 과반이 넘는 8개 자사고가 기준점수를 통과하지 못했다. 올해 재지정 평가대상인 자사고 24개 중 절반 이상인 13개교가 몰린 서울에서 8개교가 청문 대상으로 선정되는 무더기 취소 대란이 벌어졌다.
서울시교육청은 9일 자율형사립고 13곳의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기준점수 미달로 재지정 탈락 위기를 맞은 청문 대상 학교는 경희고, 배재고, 세화고, 숭문고, 신일고, 이대부고, 중앙고, 한대부고 등 8개교다.
교육청은 전날 자사고 재지정 평가 결과를 심의하는 비공개위원회를 개최하고 지정취소를 통보할 자사고를 확정했다. 재지정 평가 대상 학교는 경희고, 동성고, 배재고, 세화고, 숭문고, 신일고, 이대부고, 이화여고, 중동고, 중앙고, 한가람고, 한대부고, 하나고 등 13곳이다.
교육청은 ‘학교 서열화’ 등을 이유로 학교별 평가 지표 점수와 총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기준 점수를 넘었는지 미달됐는지에 따른 재지정 결과만을 공개했다. 교육부의 올해 운영성과평가 권고를 따른 서울시교육청의 기준점수는 70점이다.
조희연 시교육감은 “평가는 공적 절차로서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견지에서 평가위원들이 자율적으로 진행하도록 했다. 이번 자사고 운영평가가 경쟁 위주의 고교교육과 서열화한 고교체제의 정상화를 위한 새로운 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며 “이후 일반고로 전환하는 학교에 대해서는 재학생과 신입생 모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행・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시교육청은 일반고 전환이 확정되는 학교에 대해서 학교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을 지원하는 한편, 전환기 복합교육과정 조기 안착을 위한 별도의 재정 지원을 통해 재학생의 학습권 보장과 건학이념에 부합하는 교육활동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평가에서 청문 대상으로 선정된 자사고에는 지난 2014년 평가에서 1차 지정취소 통보를 받았거나 취소유예 처분까지 갔던 학교들이 대거 포함됐다.
2014년 1차 평가 때 지정취소 통보를 받았던 경희고, 배재고, 세화고, 이대부고, 중앙고가 발표 전부터 탈락 위기교로 거론됐다. 당시 취소유예 처분을 받았던 숭문고, 신일고, 올해 감사에서 수십 건의 징계를 받아 12점 가량 감점된 것으로 알려진 하나고 등도 탈락 후보로 거론됐다.
재지정 평가 발표 이후 서울시교육청은 자사고 전환 절차를 차근차근 밟아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자사고 8개교를 대상으로 청문을 거쳐 교육부에 지정 취소 동의를 신청하면, 동의 신청을 받은 교육부 장관은 ‘특목고 등 지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교육청 신청을 받은 날로부터 50일 이내 동의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교육부 장관 동의 절차까지 거치면 해당 학교는 자사고 지위를 잃고 2020학년도부터 일반고로 전환된다. 단, 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은 졸업 때까지 자사고 학생 신분을 유지하게 된다.
이번 서울시 내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8개교가 탈락하면서, 전국적으로 지정취소 결정이 내려진 자사고는 11개교로 늘었다. 앞서 전북 전주 상산고와 부산 해운대고, 경기 안산동산고에 지정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전북에서는 교육청이 기준점수로 다른 지역보다 10점 높은 80점을 제시하면서 79.61점을 받은 상산고에 지정취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kace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