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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일머니' 韓 정유사 직접 침투…정유업계 '수익 약화' 경고음도
사우디 아람코와 국내 정유사 협력 강화…사우디 '의존도' ↑
"원유 선택권 저하되면 사업 경쟁력 동반 하락 우려도"
[헤럴드DB]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중동 '오일머니'의 침투가 거세지고 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와 국내 정유사 간 협력 관계가 원유 공급부터 지분 투자까지 공고해지고 있다. 글로벌 업계 '큰 손'을 등에 업고 도약 가능성을 얻었지만 동시에 원유 선택 자율권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최근 방한한 사우디 권력 실세 빈 살만 왕세자와 아람코의 아민 나세르 CEO는 S-OIL, 현대오일뱅크 등과 추가적인 사업 협력을 약속했다.

S-OIL은 아람코와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맺었다. 석유화학 원재료와 올레핀 제품을 만드는 공장에 오는 2024년까지 총 7조원을 추가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S-OIL은 국내 정유 4사 가운데 아람코와 가장 오랜 협력 관계를 지속해 왔다. S-OIL의 최대주주는 지분 63.4%를 보유하고 있는 아람코 자회사 AOC(Aramco Overseas Company)다.

업계에서는 아람코의 안정적인 원유 공급을 S-OIL의 최대 강점으로 보는 한편, 사우디산 원유 도입 비중이 높아 쏠림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한국석유공사가 집계한 지난해 S-OIL의 사우디산 원유 도입 비중은 94%에 달했다.

현대오일뱅크도 최근 아람코와의 협력 관계를 높이고 있다. 아람코는 올해 초 현대중공업의 현대오일뱅크 지분 19.9%를 1조3800여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또 최근 방한을 통해 현대오일뱅크와 아람코와 아람코 트레이딩 컴퍼니는 각각 사우디, 비 사우디 지역 원유 제품에 대한 장기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오는 2020년부터 2039년까지 20년간 기존 대비 2배 가량인 하루 15만배럴의 원유를 사우디 아람코로부터 도입하게 된다.

GS칼텍스는 미국 정유사 쉐브론(Chevron)이 50%의 지분을 갖고 있다. 국내 정유 4사 중 산유국 또는 글로벌 메이저 석유업체의 지분이 없는 회사는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에너지가 유일하다.

외국계 오일 머니가 국내 정유사에 지속적으로 침투하면서 원유 공급 안정성은 높아졌지만, 원유 선택에 대한 자주권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아람코가 공급하는 사우디산 원유는 다른 중동산 원유보다 비싸고, 아시아 프리미엄이 붙어 가격 경쟁력 면에서는 미국산 셰일오일 등에 비해 유리하지 않다.

이들 외국계의 국내 정유사 지분 참여로 국내 도입 원유 단가가 높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G2(미중) 무역분쟁과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 글로벌 외생변수에 의한 유가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원유 구매 자율성 훼손이 업계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간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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