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주민설명회에서 독고석 단국대 교수가 주민 궁금 사항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전에는 필터가 변색되지 않았었는데, 이번 사고 이후 수질이 개선됐어도 쉽게 변색되는 이유가 뭡니까”
지난 5일 오후5시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주민센터. 문래동 ‘붉은수돗물’ 사태가 발생한지 16일째인 이 날 제3차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의 백호 본부장과 배광환 부본부장, 신용승 보건환경연구원장, 주윤중 물연구원장 등 서울시 간부와 관련 산하기관 대표, 민간합동조사단에 참여하고 있는 독고석 수돗물시민네트워크 공동대표(단국대 교수), 권지향 수돗물시민네트워크 정책위원장(건국대학교 교수) 등 전문가가 함께 자리했다.
삼환아파트 등 인근 아파트 주민 70~80명 가량이 모인 가운데 시 측의 수질검사 결과 탁도 현황과 먹는 물 수질기준 검사 결과, 필터 실험 결과 등에 관한 설명이 이어졌다.
시에 따르면 식수 제한 아파트 5개 단지(삼환, 신한인스빌1·2단지, 현대3·5차) 탁도는 지난달 27일부터 먹는 물 수질 기준인 0.5NTU(Nephelometric Turbidity Unit) 이하 수준이 지속되고 있다.
또한 이들 5개 단지의 먹는 물 수질기준 검사 결과, 납·비소·수은·카드뮴 같은 유해무기물은 검출되지 않았다. 대장균 등 미생물도 ‘적합’ 수준이다. 다만 인체에 무해한 아연이 수질기준 이내서 미량 검출 되고 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서 주민 관심은 원인 분석, 필터 변색 이유, 수도요금 감면과 필터 교체비 지원에 대한 상세 내용 등으로 모아졌다.
특히 주민들은 수질이 안정화돼가고 있다는데도 주방이나 샤워기의 필터의 색깔이 누렇게 변하는 데 대해 의아해했다. 이에 대해 신용승 보건환경연구원장은 “착색 원인 물질은 철과 망간으로, 수돗물에 극미량의 착색물질이 존재하면 농축효과로 인해 착색이 가능하며, 먹는물 수질기준의 수백분의 1이라도 여과되는 물이 많으면 착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노후관로의 침전물이 원인이란 설명에 답답함을 토로한 주민들도 있었다. 사태가 반복될 것이란 우려가 뒤따랐다. 이에 대해 민간합동조사단의 독고석 단국대 교수는 “원인은 내부 관찰을 통해 노후배관의 침전물이 보여진다”며 “배수관은 정기적인 세척 규정이 없는데, 이번 사고를 계기로 5년에 한번씩 정기적인 청소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날 주민 설명회는 이달 들어 수질 기준이 안정화에 접어드는 등 한고비를 넘겨서 인지 비교적 차분하게 진행됐다. 시 측의 설명에 3~4차례 박수가 나오기도 했다. 이 자리에 있던 한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1차 설명회 때는 고성이 오가고 다소 격앙된 분위기 였는데, 이제는 주민들이 시 설명에 납득하고, 안심하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시 직원들의 노고에 고마움을 표시하는 주민도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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