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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 사건’ 등 각종 유착 비리 논란의 중심에 있는 서울 강남경찰서 쇄신 대책이 발표됐다. 경찰은 강남서를 비롯해 서초·송파·수서경찰서 등 강남권 경찰서를 전담하는 반부패 전담팀을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5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이 같은 내용 등을 담은 ‘유착 비리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경찰은 ‘버닝썬 사태’를 계기로 유착 비리 의혹이 연이어 불거지자 전 기능이 참여하는 청렴도 향상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대책을 마련해왔다. 이번 대책은 2009년 ‘룸살롱 황제’ 이경백 사건 이후 10년 만에 경찰이 내놓은 고강도 쇄신책이다.
대책안에 따르면 우선 비위가 집중 발생하거나 비위 발생 위험이 높은 경찰관서나 부서는 ‘특별 인사관리구역’으로 지정돼 집중 관리한다. 제2호 특별 인사관리 구역은 강남서가 될 전망이다. 관리구역으로 지정되면 ▷재직자 전출 ▷신규 전입자 선발 ▷ 순환 인사 확대 ▷사후 인사운영 관리·감독 등 조처가 이뤄진다.
특별 인사관리구역 지정은 최대 5년간 운영되며 필요에 따라 연장할 수 있는데 이 기간 심사를 거쳐 최소 30%, 최대 70%의 직원이 교체된다. 인사 대상자는 별도 구성된 인사위원회 심사를 통해 결정되고 지방청 차장 또는 1부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관리구역이 결정된다.
수사·단속 요원에 대한 검증도 강화한다. 앞으로 유착 비리 전력자는 수사나 단속 부서에 근무하지 못하도록 하고 유착 비위로 징계를 받으면 수사경과를 강제해제할 방침이다. 풍속 단속 요원에 대한 적격심사 요건도 강화하기로 했다. 전직 경찰관이 유흥업소 등과의 유착 고리로 역할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수사·단속 부서 소속 직원이 유착 가능성이 큰 업체에 근무하는 퇴직경찰관을 접촉할 경우 자진신고를 해야만 한다.
또한 순번제 대신 무작위 사건 배당제를 도입해 초기부터 유착관계가 형성되지 않도록 막는다. 중요사건의 경우 팀장에게 배당하는 등 팀장 중심 수사 체제를 만들고 수사관 개인의 축소 수사도 방지한다.
경찰은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직원들로 ‘강남권 반부패 전담팀’을 만들어 상시적인 감시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수사·감찰·풍속단속 3개 팀으로 구성되는 이 팀은 이들은 강남권에 상주하며 강남권 경찰관들의 비리를 감찰할 예정이다.
아울러 경찰 사건심사 시민위원회를 설치해 외부의 시선으로 수사의 적정 여부를 감독할 수 있게 한다. 경찰관서에 시민청문관을 배치해 청렴 교육과 홍보를 맡기고 내부 비리를 신고 활성화를 위해 ‘대리신고제도’도 도입한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굳은 의지를 갖고 유착 비리를 근절해 경찰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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