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석 순천시장(가운데)이 순천시 명예회장에 위촉된 박희영(왼쪽) 회장과 김정택 악단장(오른쪽)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순천시] |
[헤럴드경제(순천)=박대성 기자] ‘밤이면 밤마다’(인순이), ‘불티’(전영록) 등을 작곡한 김정택(68·사진) SBS악단장이 50여년 전 도움을 준 전라도 순천사람을 못잊어 순천(順天)을 주제로 한 노래를 선물하고 명예홍보대사도 수락해 화제가 되고 있다.
순천시(시장 허석)에 따르면 1966년 당시 고교 1학년 생이던 김 악단장은 친구와 함께 호기롭게 방학 때 전국 무전여행을 떠났지만, 계획성 없게 쓰는 바람에 호주머니에는 동전 한 푼없는 무일푼 신세로 순천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고 한다.
김 단장은 돈은 없고 비까지 내려 처량한 신세로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고 있는데 30대로 보이는 어떤 아저씨가 다가와 “밥은 먹었느냐”고 묻고는 가까운 식당으로 데려가 따뜻한 밥을 사주며 호의를 베풀었다고 한다.
그 분은 “잘 곳마저 없다”는 무전여행 고교생들에게 제법 괜찮은 숙소까지 잡아주고, “부산 누나집에 가고 싶다”는 말에 선뜻 차비까지 쥐어주며 배웅해줬다고 김 악단장은 50년이 지났어도 그 때의 ‘순천아저씨’를 고마워하고 있다.
당시 무모한 여행을 경험한 고교생은 훗날 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SBS방송 개국과 함께 관현악단장에 취임했고, 현재는 SBS예술단장을 맡고 있다.
80년대 이후 ‘밤이면 밤마다’, ‘정말로’, ‘불티’, ‘아직도 어두운 밤인가봐’ 등 299곡의 대중음악 히트작곡가이자, 후학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런 그가 아무런 연고가 없는 자신들을 위해 호의를 베푼 그때 그 ‘순천아저씨’를 못잊어 순천에 각별한 애정과 추억을 소환하고 있다.
김 악단장은 그 사건 이후로 순천이라는 도시를 생각하면 ‘고마운 순천아저씨’를 떠올린다고 하며, 지금쯤 80~90대의 할아버지가 됐을 것이라며 재회하고픈 바람도 있다.
김 악단장은 ‘2019 순천방문의 해’를 앞두고 지난 4월 순천시 명예홍보대사직을 수락하는가 하면 ‘순천으로 가자’(가제)를 작곡해 노래를 통해 순천을 알리는데도 앞장서고 있다.
허석 시장은 최근 취임 1주년 기자회견 자리에서 “김정택 단장이 17살 때 목포를 거쳐 순천에 왔는데 돈이 떨어져 처량한 신세였는데 순천시민이 맛있는 음식을 한 상 가득 차려주고 차비까지 대줘 순천을 53년간 칭찬하고 다니신다”며 “순천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환한 미소와 넉넉한 인심, 친절함을 보여주자”고 첫 인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구 28만명의 순천시는 천혜의 순천만습지와 낙안읍성, 선암사 등의 뛰어난 관광자원을 보유한 도시로 전라선과 경전선(경상~전라도)이 ‘열십자(+)’ 형태로 교차되는 전남동부권역 교통·교육·의료 중심지로 인구가 감소하는 여타 지방도시와 달리 인구가 늘고 있는 몇 안되는 지방 소도시 가운데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