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G2 시대’(미국과 중국의 힘이 과거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처럼 균형을 이루는 양극체제)가 도래한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이미 세력전이가 일어난 것처럼 한국이 미국과 중국에 대해 ‘등거리 외교’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
“G2 외교를 지양하고 한·미동맹을 중심으로 한·중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외교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한·중 전략대화의 체계적 운영이 급선무다. 이를 한·중 전략경제대화(Strategic and Economic Dialogue)로 확대해야 한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속에서 한국 정부의 ‘등거리 외교’는 위험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아직 G2로 규정할 만큼 중국의 힘이 세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란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와 자랑스러운중소기업인협의회(회장 김덕술)는 4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연조찬강연에서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사진>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중 전략경쟁과 동아시아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봉쇄하는 것보다 국제사회로 끌어내는 것이 전략적으로 유리하다고 보는 국민적 공감대 위에서 여야가 ‘전략적 협의’를 해야 한다. 북·미를 놓고 한국 정부가 중재외교를 한다는 것은 북핵문제를 북·미 양자문제로 간주하는 것으로 오해를 야기할 수 있다. 그러므로 한반도 문제는 기본적으로 대한민국 정부가 주인의식을 갖고 있으며, 이를 동맹국인 미국 및 주변국들과 협력해 풀어간다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범세계적 차원에서 미국의 리더십에 도전할 수 있는 국가는 없다. 그러나 아태지역에서는 중국의 부상으로 인해 미국의 힘이 상대적으로 약해지면서 패권국 미국과 잠재적 패권국 중국 간의 세력전이(power transition) 가능성에 대처해야 한다. 이 게 한국외교의 딜레마”라며 “하지만 아직 G2 시대는 아니기에 우리가 미국과 중국에 대해 등거리 외교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그는 G2 외교를 지양하고 한·미동맹을 중심으로 한·중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외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 국가안보실장과 중국공산당 중앙 외사공작 영도소조 비서장과의 전략대화를 제도화하는 것과 같은 한·중 전략대화의 체계적 운영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추후 한·중 전략경제대화(S&ED)로 확대해 포괄적 논의를 하면 될 것이라고도 했다.
김 교수는 미국 텍사스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외교안보연구원에서 10여년 미주연구부 교수, 2012~2013년 외교통상부 차관을 역임했다. 현재 고려대 국제대학원장을 맡고 있는 정치외교 전문가다.
한편 자중회는 중소벤처기업부과 중기중앙회가 선정하는 ‘이 달의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 수상자 110여명으로 이뤄진 사단법인이다. 회원 간 경영노하우 공유, 중소기업인 역량강화, 모범기업인상 확산 및 중소기업 인식개선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이날 강연에는 자중회 회원사 대표 및 관계자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