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의 뿌리 재평가, ‘광복군’서 ‘의병’으로
-“대한민국 첫 공식 군대는 한국광복군”
-광복군 창설일 9월17일로 국군의 날 변경될까
군 장병들이 국군의 날을 맞아 특공무술 시범을 보이고 있다. [사진=국방부] |
공군 특수비행단 블랙이글스가 국군의 날 축하비행을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올해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우리 국군의 근원이 된 실체가 한국광복군에서 ‘의병’으로 재평가된다. 기존에는 우리 국군의 뿌리를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한국광복군으로 보는 견해가 많았지만, 이번에 구한말 의병까지 거슬러 올라간 것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한국광복군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의 첫 공식 군대로 평가했다.
국방부가 23일 ‘대한민국 국군’이란 제목의 홍보책자를 발간하고 “강제로 해산된 대한제국 군대가 의병으로, 일제 강점기 독립군으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광복군으로 발전해 대한민국 국군의 뿌리가 됐다”라고 기술했다.
그러면서 국방부는 국군의 역사를 1894-1910(의병전쟁기), 1910-1919(의병항전 및 독립군 정비기), 1919-1933(독립전쟁 발전기), 1933-1938(독립군 개편기), 1938-1945(광복전쟁기) 등으로 구분해 적었다.
이어 1945-1950(건군기), 1950-1961(전쟁 및 전후 정비기), 1961-1972(국방체제 정립기), 1973-1980(자주국방 기반 조성기), 1981-1990(자주국방 강화기), 1991-현재(국방태세 발전기) 등으로 나열했다.
국방부는 자료에서 “일본군의 경복궁 점거, 을미사변(명성황후 시해) 등 일제 침략이 본격화되자 유생들과 백성들이 스스로 의병이 되어 싸웠다”며 “1907년 강제 해산된 대한제국 군대의 군인들이 합세하여 독립전쟁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호랑이라 불린 독립지도자들이 있었다”며 “국군은 그 정신을 계승해 이 땅의 평화를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가 거론한 ‘호랑이 독립지도자’는 신돌석(1878-1908) 의병장, 김동삼(1878-1937)신흥무관학교 의장, 문태수(1880-1931) 의병장 등이었다.
태백산 호랑이로 불리던 신 의병장은 1896년 19세의 나이로 의병을 일으켜 경상도에서 강원도에 이르는 동해안을 따라 신출귀몰한 기습전을 벌였다. 평민 출신으로 한국 독립전쟁사에서 커다란 활약을 편 인물 중 한 명으로 국방부는 평가했다.
해군은 아홉 번째 1800t급 잠수함을 ‘신돌석함’으로 명명한 바 있다.
문태수 의병장은 1906년 지리산에서 거병해 장수와 무주 등 덕유산을 근거지로 의병 활동을 펼쳐 덕유산 호랑이로 불렸다. 1907년 호남창의대장으로 서울 진공작전을 폈고, 호남을 대표하는 의병으로 평가된다. 1910년에는 의병을 이끌고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할 계획을 세웠지만, 정보가 새어나가 좌절됐다. 이듬해 일본군에 체포된 이후에도 시종 기개를 굽히지 않다가 1913년 옥중에서 자결했다.
신흥무관학교 의장 김동삼은 만주의 호랑이로 불렸다. 1907년 서울에서 신민회 활동을 했던 그는 만주로 건너가 신흥강습소를 설립하고, 1913년 백서농장을 개설해 독립투사를 양성했다. 1918년 만주에서 대한독립선언서를 발표하고, 1919년 3.1 독립운동이 일어난 뒤 서로군정서의 참모장이 됐다.
만주의 독립군을 통합해 통군부를 조직하고 교육부장을 맡았다가 통의부로 개편되면서 위원장에 임명됐다. 독립운동단체를 하나로 묶는데 탁월한 지도자였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국방부는 또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한국광복군을 대한민국의 첫 공식 군대로 평가했다.
국방부는 “1940년 9월 17일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흩어져 있던 독립군 부대와 지도자들을 모아 한국광복군을 조직했다”며 “임시정부 수립 20여년 만에 생긴 광복군은 대한민국의 첫 공식 군대가 됐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현재 국군의 날(10월 1일)을 광복군 창설일인 9월 17일로 변경하자는 주장도 제기된다.
지난 2017년 한국광복군 동지회 주관으로 열린 한국광복군 창군 77주년 기념식에서 국군의 날 변경 주장이 나왔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도 국군의 날을 광복군 창설일로 변경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그보다 앞선 2003년에도 국군의 날을 변경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적이 있다.
청와대가 임시정부 수립일(4월 11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이와 더불어 임시정부의 한국광복군 창설일을 국군의 날로 삼자는 주장이 다시 제기될 지 주목된다.
지금의 국군의 날 지정 배경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이 존재하나 국군이 38선을 돌파한 날을 기념해 1956년 제정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과거에는 육군의 날(10월 2일), 공군의 날(10월 1일), 해군의 날(11월 11일)이 제각기 기념일을 정하고 있었고, 이후 1950년 10월 1일 국군 3사단 23연대가 양양군 기사문리에서 최초로 38선을 돌파한 것을 기념해 국군의 날을 10월 1일로 정했다는 것이다. 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