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업계 배제하고 마련된 조례안, 학생, 학부모의 피해로 돌아올 수도
학생, 학부모, 교복업계가 상생 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이 우선되어야
지난 2일, 경기도 의회에서 발의된 경기지역 전체 중학교 신입생 대상 무상 교복 지급에 대한 내용을 담은 '경기도 학교 교복 지원 조례안'이 오는 13일 심사를 앞두고 있다.
이번 조례안에는 학교에서 일괄적으로 교복을 구매 해 신입생에게 지급을 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교육비 절감과 중소기업 활성화를 목표하고 있다. 하지만 (사)한국학생복산업협회(회장 이종철)는 교복업계가 배제된 상황에서 마련된 조례안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 교복업계가 다 망하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난 28일, 고양시에서 열린 '무상교복 정책토론회'에서 김영환 경기도의원은 “대기업 브랜드 교복으로 인해 생기는 학생들간의 차별을 해소하고, 40만원이 넘는 고가의 교복으로 인해 고통 받는 학부모들의 부담을 덜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기업이 중소기업에게 납품하는 방식에서 경기도내 중소기업이 직접 교복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면 중소기업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한국학생복산업협회 관계자는 "교복 산업을 모르고 하신 말씀 같다"라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교복업계에 대기업이 어디 있느냐... 브랜드 4개사를 포함해 모두 중소기업이며 특히 브랜드 4사의 경우 대리점들이 모두 개별 사업자라서 그들은 영세 상인이라고 해야 할 것"이라며 "브랜드사 잡겠다고 영세 상인 죽이자는 꼴"이라고 말했다.
‘2018년 학교주관구매 낙찰 현황’(나라장터)에 따르면 브랜드 4사 교복의 낙찰 평균가는 26만 5,541원, 일반 교복의 낙찰 평균가는 25만 1,719원으로 '40만 원이 넘는 고가의 교복'은 근거가 없는 내용이다. 학교주관구매제 진행을 위한 주관구매 가격 상한제 권고가격은 동·하복 29만 6,140원(4피스 기준)으로 이 가격 이상으로 낙찰이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또한 학생복은 유니폼이라는 특성에 따라 원단 소재에 따른 봉제방법 및 장비가 달라 한 공장에서 여러가지 복종을 한번에 생산할 수 없어 한 중소기업이 학생복 전 복종을 생산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협회 관계자는 말한다.
"무상교복 정책에 대해 교복업계에서도 반대 하는 것이 아니다. 매년 신입생 수 감소로 교복업계는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라며 "관련 정책이 생길 때 정확한 현실을 반영해 정책이 만들어지면 좋지만 항상 교복은 비싸다, 대기업이 운영하고 있다, 브랜드사가 독과점하고 있다는 등의 선입관에서 마련되다 보니 부작용이 생긴다. 교복 정책을 입안 할 때마다 대표성이 전혀 없는 임의단체가 아닌 현 교복 업계를 대표 할 수 있는 제대로 된 목소리를 들어줬으면 하는 바램이다"라고 관계자는 말했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학사모) 최미숙 대표는 "경기도의 이번 무상교복지원 조례안은 성급하게 처리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며 “교복에 대한 부담을 덜어준다는 목적으로 시행되는 정책인 만큼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철저한 검증과 논의를 거쳐 향후 학생 및 학부모들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