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2009년 미군 1만9000명, 2016년 1만5000명, 올해 1만명
-매년 사상 최대 규모 주장 주변국에 ‘혼동’
-북한 수뇌부는 한미연합훈련 때마다 종적 감추며 예민한 반응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한국과 미국이 지난 1일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을 시작한 가운데 한미연합사 측이 올해가 지난해와 비슷한 사상 최대 규모 훈련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한미연합훈련 중 실기동훈련(FTX)인 독수리훈련(FE)은 지난 1일부터 내달까지, 지휘소 시뮬레이션 훈련(CPX)인 키리졸브연습(KR)은 13일부터 약 2주간 실시된다.
6일 한미연합사령부에 따르면, 독수리훈련에는 미군 증원전력 3600여명 등 약 1만명이 참가한다.
한미 양국 군이 지난달 경기도 포천 영평사격장(로드리게스 훈련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올해 훈련에 참가하는 한국군 규모는 약 29만명으로 한미연합군 총 규모는 30만명에 달한다.
지난해 독수리훈련 참가 미군 인원은 1만5000여명, 한국군 인원 약 30만명. 그러나 연합사 측은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가 사상 최대 규모 한미연합훈련이라는 연합사 주장 역시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도 제기된 바 있다.
지난 2009년 키리졸브 및 독수리훈련에 참가한 미군 인원은 약 1만9000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8년전 훨씬 대규모로 한미연합훈련이 진행된 셈이다. 훈련에 참가하는 한국군 규모가 달라져 최대 규모가 유지되고 있는게 아니냐는 합리적 추론도 나온다. 그러나 한미연합훈련에서 훈련 규모는 사실상 ‘상수’에 해당하는 한국군 규모보다는 ‘변수’인 미군 규모에 따라 정해진다는 것이 군 당국의 설명.
이에 따르면 미군 참가 인원이 최대인 해의 훈련이 사상 최대 규모가 된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엄밀히 따지자면 2009년이 사상 최대이고, 2016년은 사상 2번째 규모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렇다면 올해는 사상 3번째 규모라고 해야 하겠지만, 연합사 측은 올해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사상 최대 규모’라고 설명하고 있어 혼동을 키우고 있다.
한미연합사 등에 따르면 홀수해와 짝수해 한미연합훈련 규모가 달라진다고 한다. 짝수해인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였다면 홀수해인 올해는 통상 그보다 더 작은 규모로 치러진다는 것.
그 때문에 올해가 사상 최대 규모라는 연합사 측 설명은 그동안의 홀수해 훈련 중 ‘사상 최대 규모’라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훈련 규모에 대해 연합사 측은 정확한 실태를 밝히길 꺼려한다. 관련 수치가 모두 기밀에 속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렇게 관련 수치는 함구하면서 ‘사상 최대 규모냐’는 질문에는 ‘가깝다’거나 ‘비슷하다’는 연합사 측의 애매한 태도로 인해 한미연합훈련 규모는 본의 아니게 매년 사상 최대가 되고 있다.
매년 열리는 한미연합훈련이 ‘사상 최대 규모’가 되면서 북한이나 주변국에 불필요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미 군 당국은 키리졸브 및 독수리 연습에 대해 항상 “연례 훈련에 불과하다”며 ‘크게 신경쓸 거 없다’는 입장이지만, 북한 측은 훈련 시기마다 수뇌부가 모습을 감추는 등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
우리 군 당국도 북한의 이런 반응을 인지하고 있다.
한 군 당국자는 “과거 두 훈련(독수리훈련, 키리졸브연습)에 스텔스 전폭기가 참가하면 북한 주요 수뇌부가 일제히 종적을 감추는 등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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