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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한의 리썰웨펀] 세월X 의혹에 해군 이틀째 “우리 잘못아냐"…책임회피만 급급, 국민가슴은 답답
-자로 ‘세월X’ 다큐 통해 잠수함 충돌설 제기하자, 군 “아니다” 2년전 논리 되풀이

-본질은 세월호 침몰 원인 규명인데, 군은 책임회피에만 급급

-일개 네티즌이 8시간 분량 다큐 만들었지만, 해군은 “명예훼손에 법적 대응” 으름장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해군이 네티즌 수사대 ‘자로’가 만든 다큐 ‘세월X’에서 제기된 잠수함 충돌설을 “명백한 허위주장”이라며 26일에 이어 27일 이틀째 반박했다. 또한 이 주장을 펼친 자로에 대해 해군사관학교 총동창회, 대한민국 잠수함 연맹 등 각종 해군 관련 단체들이 나서 “공개토론에 나와서 명백히 시시비비를 가리자”고 제안했다.

해군의 해명 수준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여전히 2년 전 논리의 재탕 수준이었다.

[사진설명=자로가 ‘세월X’ 다큐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기 전 공개한 세월X 티저 동영상의 한 장면]


세월호 사건이 발생한 맹골 수로는 평균 수심이 약 37m로서 조류가 빨라 잠수함 항로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자로의 주장에 대한 ‘코멘트’가 없지는 않았다.

해군은 자로가 “사고 지점은 해도상 수심 50m”라고 밝힌 것에 대해 “수심 50m가 넘는 해역은 세월호 침몰 지점에만 해당된다”며 자로의 주장을 일부 인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맹골수로는 전체적으로 해저 굴곡이 심하고 수심 40m 미만의 해역이 많기 때문에 잠수함 안전을 고려, 잠항 항해를 할 수 없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아울러 “자로와 김관묵 이화여대 교수가 레이더에 잡힌 황색점 RCS(레이더 반사면적)를 근거로 잠수함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며 세월X의 내용을 전면 부정했다.

해군 측은 또 “수면에 부유중인 컨테이너 박스가 레이더에 잘 안 잡힐 거라는 주장과 관련, 냉장고와 같은 소형 부유물도 근거리에서는 레이더에 잘 잡히며, 군은 NLL(북방한계선) 접적해역에서 냉장고, 어망부이와 같은 소형 표적이 야간에 레이더만 잡히면 고속정을 출동시켜 이를 확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군은 이어 “만약 잠수함과 화물을 적재한 세월호가 충돌했다면 상식적으로 잠수함에 큰 손상이 발생할 것”이라며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세월호 침몰 당시 맹골수로 인근에서 항해하거나 훈련한 잠수함이 없었고, 잠수함 수리 소요나 부상자가 발생한 사례도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해군은 결국 이틀째 잠수함 충돌설은 사실이 아니라는 점 주장에만 급급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레이더상에 나타난 황색점 RCS의 정체는 무엇인가, 세월호 탑승 학생이 촬영한 괴물체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못했다.

해군 측이 해군 잠수함은 세월호와 충돌하지 않았고, 그래서 해군은 책임이 없다는 점만 강조하며 책임회피에만 급급하다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해군은 괴물체의 실존 여부, 해당 물체의 실체 등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일개 민간인 네티즌인 자로는 ‘과연 침몰의 근본 원인은 무엇이었느냐’는 의혹 규명을 위해 8시간짜리가 넘는 다큐 동영상을 만들었는데, 국가기관인 해군은 ‘내 잘못은 아니다’라는 프레임에만 갇혀 있는 것이다.

해군은 한 술 더 떠 자로의 각종 추정은 “우리 군 잠수함을 가해자로 만드는 것”이라며 “이는 수많은 잠수함 승조원 명예를 훼손하는 것으로 묵과할 수 없으며,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 등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성명을 발표한 해군 관련 단체들도 “우리 국군 장병들과 지금 이 시간에도 수중에서 목숨을 건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잠수함 승조원 전체의 명예를 심대하게 훼손하는 경거망동은 즉시 중단되어야 함을 엄중하게 요구한다”며 “지금이라도 (자로는) 국민과 국군 장병들 앞에 사죄하는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런 해군의 대응을 놓고 국민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세월호 침몰의 원인을 규명하자는 일개 네티즌의 노력에 대해 군이 공감하고 힘을 모을 생각은 하지 않고 오히려 명예훼손 운운하며 사과를 요구하는 행태가 놀랍다는 반응도 나온다.

또한 과연 유사시 모종의 상황이 발생했을 때, 책임회피에만 급급할 군을 어떻게 믿고 의지하겠느냐는 국민들의 불안감 섞인 분노도 고조되고 있다.

한편, 해군 당국은 자로가 “세월호 침몰 원인 규명을 위해 군 레이더 기록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해군이 운용하는 레이더의 녹화 영상은 없다”고 밝혔다.

‘세월X’라는 제목의 다큐 동영상을 지난 25일 유튜브(www.youtube.com)에 올린 자로라는 필명의 한 네티즌은 지난 2012년 국정원의 대선 개입을 입증하는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낸 바 있다. 또한 지난 2014년 6월 정성근 문화체육부 장관 내정자가 SNS에 올린 정치편향적 글을 찾아내 정 내정자의 낙마를 이끌기도 했다.

자로가 올린 다큐 ‘세월X’는 27일 현재 유튜브에서 335만회 이상의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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