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2일 새벽 0시 30분 금천구 가산동: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들이밀며 통진당 당원명부를 관리하는 인터넷업체에 대해 경찰력을 동원한 강제 압수수색에 나섰다. 박원석 당선자는 현장을 지키다 연행됐다. 같은 시각 통진당 중앙당사 등에도 통진당 지도부와 당선자들은 분산 배치돼 있었다. 이석기 당선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2. 22일 오후 2시 과천 정부종합청사: 강기갑 비대위원장 등 지도부와 당선자들은 검찰의 압수수색에 항의하며 권재진 법무장관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이들은 2시간여를 기다린 끝에 길태기 법무부 차관을 만났다. 이 자리에는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김재연 당선자도 참석했다. 그러나 이 당선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사상 초유의 당원명부 압수수색에도 불구하고 통합진보당 구당권파의 ‘실세’ 이석기 당선자의 행방이 묘연하다. 언론 인터뷰에 적극 응하며 당내 비례대표 선거가 총체적 부실이 아니라는 점을 해명하던 최근까지의 모습과는 확연히 달라진 행보다. 한 당원은 당원게시판에 “선봉에서 검찰과 싸워야 하는 것 아니냐. 어디로 잠적한 것이냐”고 남겼다.
검찰의 당원명부 확보 시점과 이 당선자의 ‘잠행’ 시기가 일치하면서 검찰 수사 대응 차원일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받고 있다. 검찰이 ‘전방위 수사’와 함께 자금 흐름까지 살피겠다고 밝히며 자연스럽게 그 첫번째 타깃은 이 당선자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우선 이 당선자가 운영해온 CN커뮤니케이션즈(구 CNP전략그룹)의 자금 흐름을 살펴볼 예정이다. 검찰은 구당권파 인사들이 특별한 이유 없이 이 회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 당시 민주노동당이 이 회사를 홍보업체로 이용한 사실과 각 대학 총학생회 선거에서 이 회사가 컨설팅을 했다는 점도 수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다. 24일 오전 이 당선자의 전화는 수화음만 울릴뿐 받지 않았다.
이 당선자의 ‘버티기’가 계속되면서 야권연대의 한축인 민주통합당 내에서도 ‘못참겠다’는 비명이 터져 나온다. 지난 23일 민주당 장성민 전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이 당선자의 행태는 구‘석기’시대를 연상시키고, 이성적으로는 어리‘석기’ 그지없어 보인다”고 남겼다. 이 당선자가 최근 “100% 완벽한 선거는 없다”는 궤변에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한편 새누리당이 꺼내든 ‘의원직 제명안’에 대한 민주당의 반응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아직 정식 제안이 들어오지 않았다. 제안을 받은 다음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홍석희 기자 @zizek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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