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 정의감에서 진보세력을 지지하다가 나이가 먹으면서 점차 보수화되는 경향을 윈스턴 처칠은 이렇게 표현했다.
그러나 한국의 40대는 다르다. 젊은 시절 독재에 저항하고 민주주의 승리를 경험한 40대는 정치적으론 여전히 진보를 지향하지만, 부동산가격 폭락ㆍ물가상승 등 먹고사는 문제로 들어가면 보수로 돌아서고 만다. 지난 2007년 대선에서 40대는 50.6%의 높은 지지율로 이명박 당시 후보를 당선시켰다.
16일 헤럴드경제와 케이엠조사연구소의 여론조사 결과, 40대의 새누리당 지지율은 34.5%로 민주통합당(30.9%)을 근소하게 앞섰다. 이와 관련해 윤종빈 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40대는 정치적으로는 진보, 경제적으로는 보수”라면서 “80년대 중후반 학생운동을 했던 30대 후반과 40대들이 한 가족의 가장, 회사의 구성원으로서 먹고사는 문제에 치중하면서 이 같은 현상을 낳았다”고 설명했다. 이정희 한국외대 교수도 “지금 40대는 과거 진보적 색채를 가져가되, 이제 생활인으로서 전세문제ㆍ육아문제 등에 상당히 현실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12월 대선에서도 일방적으로 야권후보를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통적 진보성향인 20대와 30대도 간단히 ‘진보’로 넘겨짚을 수 없다. 이번 조사에서 20대는 22.8%, 30대는 20.5%가 새누리당을 지지했다. 최영진 중앙대 교수는 “수업시간에 이념분석을 해보면 90%가 진보성향으로 나오지만 실제 투표에서 여당 찍는 학생들이 30%는 나온다”고 전했다.
헤럴드경제와 케이엠조사연구소가 공동 실시한 대선여론조사는 지난 10~11일 전국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허용 오차범위는 ±3.1%포인트다. 표본추출은 2012년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ㆍ연령ㆍ지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김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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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대선여론조사 결과 보고서
설문결과 데이타
헤럴드경제 대선여론조사 설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