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종교적 신앙으로 뭉친 집단들이라서 자기들에 대한 비판이나 이런 걸 용납하지 못하는 것 같다”
폭력사태로 얼룩지며 진보진영에 사망선고를 내린 통합진보당을 바라보는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의 시선은 싸늘했다. 자신이 낳은 자식(옛 민주노동당)을 버려야 하는 비장함 보다는 ‘올 것이 왔다’는 비참한 심정이 그대로 전해졌다.
주 공동대표는 14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폭력사태) 안하고 타협할거라고 들었는데 나도 참 놀랍다”고 말했다.
지난 1992년 한국노동당 창당준비위원회를 만들며 90년대에 이미 진보정당 창당을 준비하고, 2000년 민노당 창당에 참여하며 정책위의장을 지냈던 그에게도 이번 통진당의 폭력사태는 상식선에선 도저히 용납되지 않는 종교집단의 광기에 지나지 않았다. 나는 무엇을 해도 옳고, 상대는 무엇을 해도 그르다는 비상식적인 신념이 공동의 선(善)이 되는 종교집단과 같은 것이다. 지난 12일 중앙위원회의 폭력사태도 광적인 종교집단의 잘못된 신념이 빚은 참혹인 셈이다.
그는 “NL계 사람들을 보면 주위에서 “그렇게 성실한 애가 NL일리 없다”는 말까지 할 정도로 성실하고 인간적이다”면서도 “그런데 그 신념은 종교와 같아서 그쪽으로 들어가면 사람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인가 하는 젊은 친구들이 뭘 알겠냐”며 “똘똘 뭉친 그런 분위기 속에서 그게 옳다고 생각하고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비례대표 경선 부정→패권 경쟁→폭력’으로 점철된 통진당의 사태는 “같이해선 안되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빚은 참혹이라고 했다.
그는 “(NL)은 북한의 집권세력을 자기들의 우군 내지 더 상위의 그런걸로 생각하는 보통사람들로서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믿음을 가진 집단”이라며 “국민들이 그 사람들의 정체를 모르고 속고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역시 민노당 정책위의장 시절 북한을 둘러싼 자주파와의 갈등으로 인해 지난 2008년 분당 당시 민노당을 나와야 했다.
그는 “비당권파도 참고 참다가 이렇게까지 된 거다”며 “원체 근본적으로 같이해선 안되는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들의 주장과 비판에 ‘색깔론’을 덧입히는 전략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제대로 하려면 깨야된다”며 분당만이 진보가 살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같이 갈 수 없는 상황이다”며 “그 쪽(경기동부연합을 중심으로 한 당권파) 친구들끼리만 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갈라서서 민주통합당과 같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수의 사람들만으로는 정당을 유지할 수 없는 만큼 판을 깨서라도 사실상 통진당의 문폐를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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