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대선 영향 셈법에
개국행사 참석 엇갈려
여야 지도부의 종편(종합편성채널) 행보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1일 오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종편 개국 행사에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환영 메시지를 전하면서 일찌감치 참석 의사를 밝힌 데 반해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민주당은 이례적으로 행사 불참을 ‘당론’으로 정하기까지 했다.
국회 안에서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다가도 외부 행사에는 나란히 동석하곤 했던 과거와는 달리 이번엔 양당 지도부의 회동 자체가 불발된 것이다.
한나라당은 “방송사 개국을 축하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 등 야권에서는 “미디어렙(방송광고판매대행사)법 등 종편 관련법안이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인 데다, 종편 개국을 둘러싼 특혜 시비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개국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미디어렙법 처리를 위한 여야 6인소위 멤버인 노영민 민주당 의원은 1일 PBC 라디오에 출연해 “종편 출범은 언론 전체에 악영향을 주는 일”이라며 “언론악법 날치기로 탄생한 방송으로, 민주당이 개국 행사에 도저히 참석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엇갈린 행보가 내년 총ㆍ대선 셈법에 따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을 포함한 야권에서는 매체 영향력이 큰 보수 언론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보수 진영에 유리한 방송을 내보낼 경우 여론전에서 불리하고, 한나라당은 그 반대라는 논리다.
이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007년 7월 이후 4년4개월 만에 처음으로 종편 방송사들과 릴레이 인터뷰에 나선 것을 놓고 야권 일각에서 종편 편들어 주기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양춘병 기자/y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