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의 잘못된 행정지표로 인해 화재 초동진압은 고사하고 2차 피해마저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유정현 한나라당 의원이 소방방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소방차 5분내 도착 현황’ 자료에 따르면 16개 시ㆍ도 중 8곳의 소방차가 시속 100km 이상의 평균 속력으로 5분내 화재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5분내 도착’에 무리하게 실적을 맞추다보니 전남지역의 경우 추정 평균 시속이 무려 205km였다.
2010년 전국 총 4만1863건의 화재현장에 3만47건(71.8%)이 5분 내에 출동했고, 전국 5분내 도착 평균거리는 7.33km로 추정 평균시속은 88km였다.
소방방재청이 이처럼 5분 내 도착을 강조하는 이유는 거주 지역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불이 전체로 확산되는 ‘플래시 오버(flash over)’ 현상이 발생하기 전에 소방차가 도착해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최근 3년간 ‘소방차 5분내 도착 비율’을 살펴보면, 2008년 63.2%에서 2009년 62.6%로 0.6% 감소했지만 2010년에는 2009년에 비해 9.2%나 급등했고 전국 16개 시·도 중에서 낮아진 곳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이 기간 동안 전년도에 비해 ‘5분 내 도착’을 위한 특별한 개선노력이나 측정방식, 기준 등에 어떠한 변화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유 의원은 “이같은 개선실적이 나온 것은 평가지표에 5분내 출동 비율이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유 의원 또 “화재 조기 진압은 매우 중요하지만, 지역여건과 상황에 맞지 않는 평가실적만 압박한다면 또 다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지역별로 실정에 맞는 제도 개선 방안을 강구하고 현실에 맞지 않는 ‘5분내 출동’은 항목은 평가에서 배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손미정 기자 @monacca> balm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