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대했던 3차 양적완화(QE3)같은 화끈한 대책은 없었지만 초저금리 유지와 향후 QE3에 대한 기대감으로 국내 주식시장은 일시적인 반등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아직 대외 악재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만큼 1차 반등의 목표로 1930선을 제시하고, 당분간 2000선이 강력한 저항선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주식시장은 QE3에 대한 기대감도 있지만 반등의 가장 큰 재료는 낙폭이 컸다는 점이다. 코스피는 2일부터 폭락하면서 9일까지 6거래일 연속하락했다. 이기간중 하락률은 17.5%에 달한다. 9일 종가 기준 코스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8.2배에 불과해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은 가능한 상황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의미있는 저점 수준”이라며 “현 시점에서 매도에 동참하는 것은 실익이 작다”고 조언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국 시장의 반등이 이어진다면 이번 폭락장에서의 낙폭의 절반을 만회하는 1930포인트까지는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아직 QE3에 대한 기대도 여전하다. 오는 26일 잭슨홀 미팅에서 버냉키 의장이 QE3의 가능성을 언급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그는 지난해 8월말 열린 이 회동에서 QE2를 발표했었다.
그러나 QE3 조치가 나온다고 해도 실물 경기와 주식시장에 회복에 얼마나 기여할지는 미지수다.
지난 두번의 양적 완화에도 돈이 미 기업과 가계에까지 돌지 않는 ‘유동성의 함정’으로 미 경기 부양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뉴욕 증시는 QE2에 따른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한 상태다.
미 더블딥 우려는 낮다는 게 증권 전문가들의 중론이지만, ‘2008년 데자뷰’도 우려되고 있다. 3년전으로 돌아가보면 리먼브라더스 사태 다음날인 9월 16일 코스피는 6.1% 하락했다가 급락 이전 수준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9월 26일 부터 반락, 6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지속하며 -9.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가 여러 차례 급락이 이어지면서 2008년 10월 24일 최저가까지 총 37.4% 빠졌다. 낙폭 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 있었지만, 결국 금융위기 확산에 따른 경기 우려에 되밀리는 장세를 연출했다.
미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올 3분기와 4분기 미 경제성장률은 각 3.2%를 나타낼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 역 성장을 우려할 단계는 아닌 셈이다.
그러나 최근 하반기 미 경제성장률 전망이 하향 조정되는 추세로, 일각에선 1%대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아직 경계를 풀기엔 이른 시점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미국 신용등급 하향에도 안전자산 선호로 미 국채 금리 상승세가 제한적이란 점이다. 미 국채 금리 상승으로 기업과 가계 대출 금리가 따라 오르면 미 경기 성장세는 더욱 둔화될 수 있다.
11일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와 옵션만기일의 변수는 적어도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이번에 기준 금리는 고물가 부담에도 대외 악재로 인해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옵션만기일도 최근 차익잔고가 대부분 청산된데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외국인의 매수 차익 잔고 청산 가능성도 낮다는 분석이다.
최근 5일간 외국인 매도의 대부분이 공매도로 판단되는 가운데, 이날부터 3개월간 공매도 거래는 금지된다. 연기금 등 기관의 매수세도 지수 하방 경직성을 높이는 부분이다. 12일 나오는 7월 미 소매 판매도 관심인데, 전달에 비해 0.5% 증가, 직전보다 개선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