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한달여 앞두고 대표적인 제수용 과일인 배값이 기가막히는 수준까지 뛰고 있다.
4일 서울특별시 농수산물공사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으로 신고배 15kg 한상자의 도매가격은 10만1916원에 달했다.
한 상자 20개짜리라면 한 개 5천원이 넘는 셈이다. 한달새 58.8%가 올랐고, 배값이 비교적 쌌던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무려 545%나 오른 가격이다. 최근 10년래 가장 비싼 수준이기도 하다.
배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이유는 간단하다. 물건이 없어서다.
이맘때 배는 1년전 저장품이 주로 공급된다. 하지만 지난해 흑성병(과실에 검은반점이 생기는병), 태풍 곤파스 등으로 배 생산량이 예년보다 25% 가까이 줄었다. 그 탓에 저장량도 적었다. 남은 물량도 가격안정차원에서 올들어 꾸준히 방출되어 물량이 다 떨어졌다.
지금 시즌의 배 소비는 주로 업소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의 부담은 다소 적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8월중순부터 햇배가 출하되기 시작하면 배값이 안정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어진 집중호우로 배 생산농가 역시 피해가 적지 않아, 추석전에 배값이 잡히기를 막연히 기대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배의 주산지인 충남과 전북지역의 농가들이 적지않게 피해를 입어 수확작업이 다소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또 연일 이어진 호우와 흐린 날씨가 과수의 막판 생육에 영향을 미치면서 전반적인 당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올해 추석이 예년보다 열흘 이상 빠른 것을 감안하면 조기출하가 필수적인데, 소비자 선호가 높은 상품의 경우 물량자체가 크게 부족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홍승완 기자 @Redswa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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