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장마가 공식적으로 끝났음에도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이틀 동안 최대 300m가 넘는 장대비가 내린 이유는 뭘까.
27일 기상청에 따르면 26일부터 27일 오전 9시까지 서울 332㎜, 동두천 262.5㎜, 문산 245.5㎜, 춘천 262.5㎜, 강화 196.5㎜ 의 비가 내렸다. 일 강수량이 100㎜가 넘는 장맛비에 버금가는 양이다.
강도는 장맛비보다 세다. 지난 장마 때 내린 시간당 최고 강수량은 50㎜였지만 이번 비는 시간당 70㎜를 기록했다. 27일 오전 인천 지역에서는 시간당 최대 70㎜의 국지성 호우가 내리면서 건물 50여채가 침수되고 도로 5곳이 통제됐다.
또 이번 장대비는 돌풍을 함께 천둥과 번개까지 동반해 낙뢰 사고도 발생시켰다.
이번 비는 28일까지 더 온다. 기상청은 28일까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최대 250㎜의 비가 더 올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과 경기도, 충청 북부, 강원도 서해 5도 등은 50~150㎜, 많은 곳은 25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됐다. 충청(북부 제외)과 경북 북부, 제주 산간, 지리산 부근에서는 30~80㎜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장맛비보다 독한 이번 장대비의 원인은 대기불안정 탓이다. 본래 대기는 상층에 가볍고 따뜻한 공기가, 하층에 무겁고 차가운 공기가 위치해야 안정한데, 현재 한반도 대기상태는 반대로 놓여있는 것. 사람으로 따지면 몸통보다 머리가 큰 가분수 꼴이다. 불안정할수 밖에 없다. 여기에 계속해서 대기 하층으로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대기 불안정 상태가 심화돼 국지성 호우를 발생시키고 있다.
진기범 기상청 예보국 국장은 “우리나라 동쪽으로 차가운 공기가 머물고 대기하층으로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남서풍을 타고 유입되면서 대기불안정이 강화돼 국지성호우를 발생시키고 있다”면서 “특히 중부지방이 북태평양 고기압과 찬 대륙성 고기압 경계자리에 위치하면서 기압간 충돌 지점이라 더욱 센 국지성 호우가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장맛비보다 강도가 센 것에 대해서 진기범 국장은 “하층에 계속적으로 유입되는 따뜻한 공기가 대기불안정 상태를 심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현재 지상으로부터 12㎞정도까지 대기가 불안정하다. 천둥ㆍ번개도 대기가 불안정하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이번 국지성 호우가 8월 내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진기범 국장은 “국지성호우는 장마끝에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갈수록 빈도와 세기가 강해지고 있다”면서 “특히 2000년대 이후부턴 이 특성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황혜진기자@hhj6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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