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은행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김홍일 검사장)는 지난 2002년부터 8년간 부산저축은행그룹에 대한 회계감사를 담당한 다인회계법인을 압수수색했다고 27일 밝혔다.
다인회계법인이 이 은행 대주주와 경영진의 수조원대 분식회계를 적발하지 못한 채 부실감사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은행 회계감사를 진행한 성도·삼일 등 다른 회계법인도 수사 선상에 올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전날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이 회계법인 본사에 수사관들을 보내 부산저축은행그룹 관련 회계감사 자료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 등을 통해 부산저축은행그룹이 3조353억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하면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조작하는 과정 등에 다인회계법인이 공모했는지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저축은행그룹 5개 계열사 중 4곳은 2009회계연도(2009년 7월~2010년 6월)에 ‘적정’ 감사 의견을 받았으며, ‘의견거절’ 결정을 받은 곳은 이미 부실화해 금융감독 당국에 경영정상화 계획을 제출한 대전저축은행이 유일했다
한편 부산저축은행 후순위채 피해자 180여명은 지난달 부산저축은행을 비롯해 회계법인과 신용평가사, 금융감독원 등을 상대로 100억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