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2013학년도 고입부터 고교선택제를 대폭 수정ㆍ보완할 방침을 시사했다.
곽 교육감은 30일 “고교선택제를 현상태 그대로 존치하기는 힘들다”며 “최근 마무리된 고교선택제 관련 연구용역 결과 서울 고교 교사 대다수는 고교선택제의 폐단이 심각하다며 폐지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고교선택제는 대대적으로 수정보완되며 아예 폐지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실제 시교육청이 실시한 고교선택제 관련 연구에서 교사들에게 고교선택제에 대한 인식을 물었더니 고교선택제 수정보완 혹은 폐지를 통한 ‘고교 평준화 강화’를 주장한 응답자가 전체의 73.5%에 달했다.
반면 고교선택제를 통해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 선택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은 22.7%에 불과했다. 곽 교육감은 “이렇게 압도적인 반대가 나오는 정책은 매우 드물다”고 지적했다.
또 학생들의 희망학교 배정비율은 86.4%로 상당히 높은 편이었지만 선호학교와 비선호학교에 따른 학생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큰 격차를 보였다.
올해 서울 일반계 고교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에서 고교선택제를 통해 이른바 ‘선호학교’에 배정된 신입생들은 66%가 현재 다니고 있는 학교에 만족했다. 하지만 비선호학교에 배정된 신입생들의 만족률은 28.5%에 그쳐 선호학교ㆍ비선호학교간 만족도 격차가 37.5%에 달했다. 이는 작년(선호학교 만족도 52.7%, 비선호학교 만족도 31.7%)보다 16.5% 포인트나 늘어난 것이다.
시기와 관련해서 곽 교육감은 “어차피 올해는 고교선택제를 그대로 실시키로 한 만큼 바꾸더라도 2013학년도 부터 일 것”이라며 “충분한 토론과 의견수렴을 거쳐 최종 결론을 내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용석홍 서울시교육청 학교지원과장은 “교사 등 당사자 여론조사와 모의배정을 거쳐서 당초 일정(6월)보다 늦어진 9월쯤 내년 고입에서 고교선택제의 수정 및 보완이나 존폐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올 중3이 아닌 중2가 시험을 치르는 내년 고입에나 적용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